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이제 8일이 남았다. 초, 중,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무려 12년이라는 시간을 이날만을 위해 달려온 수험생들에게는 운명을 건 한판 승부가 될 그 날이다.
사실 연예 매체 취재진에게도 수능날은 큰 이벤트 중 하나다. 아이돌, 배우들을 비롯해 매년 수능에 응시하는 연예인들이 수험장에 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모습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수능을 봐야 하는 연령대가 주로 포진되어 있는 아이돌들이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경향이 늘어난 탓이다.
현재 4세대 걸그룹 중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아이브 멤버 장원영 씨, 리즈 씨도 이번 수능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향후 활동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과 동년배인 2004년생 스테이씨의 윤, 재이 씨 역시 수능 응시를 포기했다.
이런 4세대 아이돌들의 모습은 과거 선배들의 모습과 비교하면 더욱 눈에 띈다. 어느 정도 가수 활동 및 방송 활동에서 성과를 낸 연예인들은 이 경력을 바탕으로 수월하게 대학 진학을 이뤄내곤 했다. 특히 수능 성적보다 면접 및 실기의 비중이 높은 연예계 관련 학과의 진학이 쉽게 진행됐다.
그렇다면 과거와 달리 요즘 4세대 아이돌들이 수능 응시 및 대학 진학에 큰 뜻을 두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와 대중문화 평론가들은 입을 모아 “시대가 변했다”고 말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과거 연예인들의 진학은 의무 혹은 보여주기 식인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아티스트도, 팬들도 좋은 학벌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진 편이다. 이런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는 “(요즘 아이돌들은) 이미 자신의 직업정체성에 대해 충분한 인식이 반영되고 있다. 전문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유명세를 통한 대학진학의 당위성에 대해 깊은 회의를 가지고 있는 것도 한 몫 한다”고 최근의 경향을 설명했다.
이 밖에도 대학 진학보다 본업인 연예 활동에서 전문성을 더 기르기 위한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송아 대중문화 평론가는 “환경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며 “자신의 재능을 빨리 찾고 그 분야에 특화되어 일찍부터 활동하는 아이돌들은 대입보다는 방송 활동으로 사회 경험을 더 쌓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또, 대학을 가지 않고도 성공한 아티스트들을 본 아이돌이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는데 좀 더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시대와 환경의 흐름은 가요계의 주류 장르뿐만 아니라 학벌을 대하는 인식조차 변화시켰다. 충실하게 학교생활을 못할 바에야 본업 활동에 더 집중하겠다는 판단을 내릴 정도로 세상이 변한 것이다.
과거 어른들은 “배우는 데도 때가 있다”며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을 강요하고 이에 맞춰 교육 시스템에 편입되기를 강요해 왔다. 하지만 이제 적어도 아이돌들에게 이런 말들은 그저 고리타분한 옛말일 뿐이다.
[사진=OSEN]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