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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신병'·'취사병' 잇단 흥행…군텐츠는 어떻게 대세가 됐나

2026.06.08 오전 08:00
"소개팅에서 군대 이야기, 축구 이야기,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 한 이야기는 금물"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군대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군대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쏟아지는 지금, 이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군텐츠(군대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잇달아 흥행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군대는 더 이상 마이너한 소재가 아니라, 트렌드를 주도하는 하나의 흥행 코드로 자리잡았다. 예능과 드라마에서, 장르 구분 없이 군대를 배경으로 한 신작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또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군대는 더 이상 전쟁과 훈련만을 다루는, 무거운 소재가 아니다. 군대라는 익숙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관계, 성장, 그리고 코미디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낸다. 대표적인 인기 군텐츠인 '신병' 시리즈부터, 올 상반기 대표 흥행작인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사례를 살펴보며 군텐츠의 인기 비결을 알아본다.



◆ 현실 공감 콘텐츠에 B급 코미디 더했다…군텐츠 대표주자 '신병'

군텐츠(군대+콘텐츠)의 전성기를 본격적으로 연 작품은 드라마 '신병' 시리즈다. 2022년 시즌 1을 처음 선보인 이후 시즌 2와 시즌 3를 거쳐 올 하반기에는 '신병4: 사보타주'와 스핀오프 영화 '신병: 더 무비'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연이은 시리즈와 스핀오프 제작이 가능할 만큼 막강한 인기 드라마 IP가 됐다.

'신병' 시리즈의 콘셉트는 하이퍼 리얼리즘 코미디다. 과거 군대 드라마가 전쟁이나 영웅담에 초점을 맞췄다면, '신병'은 군 생활의 고충을 진지하게 고발하기보다 웃음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군필자들은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공감했고,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은 낯선 병영 문화를 관찰하는 재미를 느꼈다.

이처럼 병영 문화를 현실적으로 묘사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박민석(김민호 분)을 중심으로 다양한 병사 캐릭터를 등장시켜 예측 불가능하고 코믹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주요 캐릭터들의 성장 서사와 매 시즌 새로운 캐릭터 투입으로 시즌제로서 재미를 높여가며 인기를 끌었다.

'신병' 시리즈 연출을 맡아온 민진기 감독은 "'신병' 시리즈는 군대 내부에서 인간 군상 간 관계에 대한 코미디를 보여주는 드라마"라며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중은 콘텐츠를 통한 웃음과 위로를 원한다. 군대라는 결핍이 필수불가결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시츄에이션 코미디가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했다"라고 분석했다.



◆ '취사병 전설이 되다', 군텐츠와 쿡방의 결합

'신병'이 웃음을 통해 군 생활의 부조리를 풀어냈다면,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쿡방을 결합시켰다. 이등병 강성재(박지훈 분)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으며, 작품은 tvN에서 최고 시청률 7.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를 기록하고, 티빙에서는 유료가입기여자수 종합 1위를 기록했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평범한 흙수저 이등병의 성장기를 B급 정서, 게임 같은 만화적 연출을 통해 코믹하게 풀어냈다. 강성재가 무언가를 완수할 때마다 '퀘스트 완료'가 되고, 경험치를 쌓아 레벨이 상승하고 새로운 능력을 얻게 되는 과정을 다양한 CG를 통해 B급 코미디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군대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취사병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 또한 차별점이 됐다. 군필자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취사병이라는 색다른 직무가 차별화 포인트가 됐다. 이처럼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군대라는 익숙한 배경 안에서도 새로운 직무를 발굴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스튜디오드래곤 김태훈 CP는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여성 시청자에게는 군대에 대한 호기심을, 남성 시청자에게는 군 시절의 향수와 공감을 자극하며 폭넓은 팬층을 확보했다. 특히 '게임 퀘스트'라는 독특한 형식에 '군대 급식(짬밥)'이라는 이색적인 소재가 결합되어 극의 몰입도와 대중적인 흥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라고 설명했다.



◆ 공감에 상상력을 더하면?…진화하는 군텐츠의 공식

이처럼 '취사병 전설이 되다', '신병' 시리즈 등 인기 군텐츠들은 모두 군대라는 현실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판타지와 코미디 등 색다른 요소를 가미해 폭넓은 시청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는 군대가 더 이상 병영 생활만을 다루는 소재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 결합할 수 있는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신병'은 군 생활의 현실을 코미디로 풀어내며 군대를 웃음과 공감의 공간으로 재해석했고,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여기에 게임 판타지와 요리라는 장르적 요소를 더해 군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군대라는 익숙한 배경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결국 최근 군텐츠의 인기는 군대라는 공간에 대한 공감이나 호기심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들은 군대라는 현실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코미디, 성장, 판타지, 요리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 낸 것이 흥행의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한다.

산업적 경쟁력 역시 군텐츠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민진기 감독은 "콘텐츠 업계에서 천정부지로 제작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지만, 밀리터리 드라마는 한정된 공간과 신진배우로도 스토리 전개가 가능해 드라마 시장에 대안이 될 수 있다. 주인공의 시간이 군대 안에서 흘러가고 있어 시즌제도 가능하다"라고 언급했다.

군대를 둘러싼 공감과 장르적 상상력이 만나면서 군텐츠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향후 군대라는 공간이 또 어떤 장르와 결합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올해 상반기 '취사병 전설이 되다'가 군텐츠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가운데, 하반기 공개를 앞둔 '신병4: 사보타주'가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출처 = 티빙/KT스튜디오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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