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인터뷰

각양각색 한국 스릴러 영화 [최양희, 영화 저널리스트]

2009.01.29 오후 05:13
[앵커멘트]

한번 빠져 들기 시작하면 좀처럼 눈을 떼기 힘든 장르, 바로 스릴러겠죠.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의 매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텐데요.

지난해 '추격자'의 흥행에 힘입어 최근 한국영화에서 다양한 소재의 스릴러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화 저널리스트 최광희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1]

이른바 미드 스릴러도 그렇고, 최근 '추격자'의 흥행에서도 보면 스릴러 장르의 인기가 높은 것 같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답변1]

스릴러는 인간이 가진 근원적 욕망, 또는 사회적 부조리를 가장 극적으로, 그리고 가장 긴장감 넘치게 드러내는 장르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이야기 장르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특히나 갈수록 복잡해지는 현대 사회 속에서 개인이나 집단간의 갈등이나 욕망의 충돌 현상이 첨예화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가 문화적인 측면에서 스릴러 장르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실의 거울이랄 수있는 영화 역시 자연스럽게 스릴러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또 그 관심에 걸맞는 완성도 있는 작품들이 나오면서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

[질문2]

한국 스릴러 영화 하면 많은 분들이 딱 '추격자'를 떠올리는데, 요즘 스릴러 영화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그 영화의 흥행이 어느 정도 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겠죠?

[답변2]

그렇다.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는 한국에서도 상당히 속도감 있고 박진감 넘치는 웰메이드 스릴러 영화를 선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서 개봉해 흥행에 성공했던 원신연 감독의 '세븐데이즈'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서 의미가 각별했던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이 두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한국 스릴러 장르도 진화하거나 또는 분화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 조만간 개봉할 몇편의 한국 스릴러 영화들을 보니까, 소재가 상당히 다양해졌다는 것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해상 운송 무역에서부터 주식, 핸드폰 까지 비교적 참신한 소재로 관객들의 시선을 가로채려는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질문3]

어떤 작품들인지 궁금하네요.

[답변3]


우선, 다음주 개봉하는 '마린보이'라는 작품.

이 영화의 제목 마린 보이는, 바다의 왕자나, 박태환 선수가 아니라, 해상을 통한 마약 운반책을 일컫는 말이다.

젊은 배우 김강우와 박시연, 그리고 이제는 중견배우라고 할 수 있는 조재현과 이원종, 오광록 등이 출연진으로 가세했다.

신인 윤종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수영강사인 주인공 천수는 도박 빚에 쫓긴 나머지 일본에서 해상을 통해 마약을 운반해 들어오는 마린 보이 역할을 떠맡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리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복수심과 돈을 차지하려는 욕망이 엎치락 뒤치락 뒤엉킨다.

사실상 한국 최초로 해양 스릴러를 표방한 만큼, 관객들의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해양 신이 비교적 많이 등장하긴 하는데, 마약 운송 과정의 박진감 보다는 주로 인물들간의 갈등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식을 소재로 삼은 스릴러 영화도 한 편 개봉한다.

오는 2월 12일 개봉하는 '작전'이라는 작품.

역시 신인인 이호재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세븐데이즈'로 호평을 들은 배우 박휘순과 한류 스타 박용하, 그리고 여배우 김민정이 출연한다.

주식을 하다가 신용불량자가 된 한 남자가 작전주를 추격해 수천만 원을 벌게 되는데, 하필 그게 조폭 출신이 작업적인 작전주여서 납치를 당한다.

그리고는 이들과 함께 600억 짜리 대규모 작전에 참여하게 된다는 게 기둥 줄거리.

희열과 절망이 교차하는 머니게임의 이면을 스릴러 장르의 틀로 담아냄으로써 한탕과 대박을 쫓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비정함을 드러내보이고 있는 작품.

최근 경기 침체와 맞물려 시의적으로도 관심을 끌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또 한편의 영화는 2월 19일 개봉하는 '핸드폰'이라는 작품.

엄태웅과 박용우가 호흡을 맞췄고, '극락도 살인사건'의 김한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 '핸드폰'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일상적 소품이 돼 버린 휴대전화가 어떤 위협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

한 남자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분실한 뒤, 이를 습득한 정체 모를 남자 때문에 지옥 같은 시간을 겪게 된다는 이야기.

최근 전지현 씨 휴대폰 복제 사건이 불거지면서 휴대 전화를 이용한 사생활 침해나 범죄 악용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만큼 영화 '핸드폰'으로서는 흥행면에서 괜찮은 흐름을 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질문4]

소개해주신 영화들 보니까 정말 소재가 참 다양하네요.

나름대로 각자의 재미를 안겨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답변4]

일부 영화는 공개가 됐고, 일부 영화는 아직 공개가 안됐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나 평가에 대해 지금 한꺼번에 말씀드리긴 무리일 것 같고, 아무튼 좀더 흡인력 있는 소재, 관객들의 정서에 가깝게 다가가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두드러져 보이는 건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소재가 아주 중요하긴 하지만 소재가 흥행에 필요한 전부가 될 수는 없다.

그 소재를 가지고 얼마나 잘 짜여진 이야기를 만들어내느냐가 결국 가장 중요한 관건이랄 수 있겠다.

관객들이 긴장감의 팽팽한 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스릴러적 호흡을 러닝 타임 내내 유지하도록 이야기를 설계하지 않으면, 자칫 지루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소재의 참신성과 시나리오의 완성도,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이라는 삼박자가 맞아준다면, 관객들은 언제든 '추격자'만큼의 지지를 보내게 될 것이다.

다른 장르는 몰라도, 적어도 스릴러 장르에 한해서만큼은 이야기의 완성도와 흥행은 비례하는 것 같다.

그만큼 관객들이 이야기 장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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