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학년도 수능에선 시험장에서 제공한 '수능 샤프'가 말썽이었습니다.
샤프심이 계속 부러지고, 소리도 크게 나 집중할 수 없다는 항의가 잇따랐습니다.
당시 감사원 감사까지 진행됐는데, 알고 보니 중국산 제품을 국산으로 속여 입찰했고, 견본품보다 질이 더 낮은 제품이 수능 당일 배부됐던 거였습니다.
[진유조 / 감사원 사회문화국 4과장 (지난 2011년 7월) : 품질이 낮은 샤프펜슬과 시험문제지를 제공했기 때문에 시험 응시생들의 불편을 초래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올해 수능에선 컴퓨터용 사인펜이 문제였습니다.
잉크가 터지고 새서, 정답을 표기한 OMR카드에 번져 마치 답을 여러 개 표기한 것처럼 돼 버린 겁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홈페이지 등을 통해 들어온 이의신청자의 이름 등을 토대로 만8천여 명을 추리고, 답이 두 개 이상으로 표기된 답안지 만2천8백여 장과 비교해 426건을 골라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가운데 잉크 번짐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82건을 추려 최소 4번 육안으로 보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수험생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했다고 강조했지만 어떤 원칙을 세워 판단했는지는 분명하게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민경석 / 수능 채점위원장 : 어느 건은 정답으로 처리하고 어느 건은 정답으로 처리 안 했다는 부분들을 사안이 다양하게 있는 상황에서 그것들을 이 자리에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답안지를 수차례 교체하다 미처 다 표기하지 못했거나 불안감이 커져 이후 시험에 영향을 받았다는 이의제기에 대해선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한 뒤 정부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수험생들의 필기구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불량 사인펜은 특정 지역에 특정 회사 제품을 쓴 수험생만 피해를 본 셈이어서 역설적으로 어느 때보다도 공정하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됐습니다.
YTN 염혜원입니다.
영상편집ㅣ고창영
디자인ㅣ박유동
자막뉴스ㅣ이 선 최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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