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으로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일군 2008년생 최가온(세화여고)은 '하늘이 내려준 메달'이라고 기뻐하며 이제 스스로를 뛰어넘어 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최가온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첫 올림픽 메달이 금메달이라 무척 행복하다. 믿기지 않는다"면서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도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최가온은 이날 결선에서 90.25점을 기록, 2018년 평창과 2022년 베이징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교포 선수 클로이 김(미국·88점)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자,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전체 1호 금메달이었습니다.
2023년 세계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대회 X게임을 시작으로 각종 국제 대회를 휩쓸며 이번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꼽힌 최가온은 이름값을 해내며 새 역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습니다.
특히 1차 시기에 파이프 끝에 보드가 걸리며 크게 넘어지는 위기를 딛고 대역전 드라마를 써내 더 극적인 금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2차 시기에도 최가온은 제대로 연기를 소화하지 못하며 우려를 낳았으나 폭설이 이어진 가운데 3차 시기를 기어코 완성해냈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시상대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훔친 뒤 걸어 나오던 최가온은 무릎 통증 탓에 줄곧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이었습니다.
"1차 시기 이후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서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림픽 여기서 그만 해야 하나'라고 생각해서 크게 울었다"고 전한 최가온은 "머릿속에서 '할 수 있어. 너는 가야 해'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내 다리를 믿고 해보자'며 이를 악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3차 시기를 마치고서는 "'그래도 착지는 했다. 아파도 마무리했구나' 하는 후련함이 있었다. 점수와 등수 모두 못 봤는데, 옆에 있던 일본 선수가 알려줘서 놀랐다"면서 "다치고서 좀 떨렸는데, 그런데도 잘해서 눈물이 났다"며 미소 지었습니다.
그러면서 최가온은 "이 선수 중에 제가 가장 열심히 했다고 자부심이 있었다"면서 "(금메달은) 하늘에서 내려주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장 감사한 사람으로는 아버지와 어릴 때부터 호흡을 맞춘 벤 위스너(미국) 코치를 꼽았습니다.
최가온은 "아빠는 제가 짜증 내도 다 받아주고 기술에 대해 코칭도 해준다. 벤에게도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인사했습니다.
만 18세가 되기 전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꿈을 이룬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앞으로도 스노보드를 열심히 타서 저 자신을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친구들이 잠도 안 자고 응원해줬다. 잠시 영상 통화를 했는데 울고 있더라. 빨리 한국 가서 보고 싶고 밥도 사주고 싶다. 파자마 파티도 하고 싶다"며 영락없는 '소녀'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오디오ㅣAI 앵커
제작 |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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