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소득세 신고 시즌을 앞두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청첩장과 부고장이 버젓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허위 경조사비를 비용으로 처리해 세금을 줄이려는 사업자들이 타인의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를 사고파는 것으로, 탈세 시도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동시에 우려됩니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경조사 공유’를 검색하면 관련 채팅방 18개가 나옵니다. 방마다 수백 명에서 1400명까지 참여 중이며, 이용자들은 모바일 청첩장·부고장 캡처본을 올려 품앗이하거나 건당 500원에서 1000원에 판매합니다.
한 운영자는 “수량에 따라 600원까지도 가능하다”며 “400장까지 구매한 경우도 많다”고 했습니다. 일부 채팅방에서는 한 달간 자료를 한 건도 공유하지 않으면 강제 퇴장시킨다는 공지까지 내걸었습니다.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세법상 허점 때문입니다. 거래처·고객 등 업무 관련자에게 낸 축의금·부의금은 업무추진비로 분류돼 1회 20만 원 이하일 경우 청첩장·부고장만으로 비용 처리가 가능합니다. 신용카드 영수증이나 세금계산서 같은 적격증빙이 없어도 된다는 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문제는 사업 관련성이 없는 경조사비를 비용으로 처리하면 명백한 탈세라는 점입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실제 업무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으면 비용 처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오픈채팅방 이용자들이 실명을 쓰지 않는 탓에 인적 사항을 특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개인정보 침해도 심각합니다. 청첩장에는 신랑·신부 사진과 예식장 위치·시간이, 부고장에는 상주 연락처·가족관계·계좌번호가 담겨 있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모바일 청첩장을 보낸 직장인 김모(31)씨는 “축하받으려고 보낸 건데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료로 쓰일 수 있다는 게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당사자 동의 없이 이를 유포하거나 판매하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 사진이 포함된 경우 초상권·인격권 침해로 민사상 손해배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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