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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주의 女車여차] BMW 'X3', 재미있는데 가격이 안타까워

2015.07.28 오전 11:03




[OSEN=최은주 기자] 730. 올 6월까지 판매된 BMW 중형 SUV ‘X3’의 판매량이다. 업체 측은 ‘X3’를 중형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국내 대형 포털에서는 준중형으로, 또 일부는 소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시승을 위해 준비된 녀석은 ‘X3 30d X드라이브 M스포츠 에디션’. 국내서 판매 중인 ‘X3’ 3종 중 최상위 모델이다.

새하얀 얼굴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자랑하며 서 있는 ‘X3’는 제원상의 차이는 없지만 외관 상으로 차별성을 두기 위해 적용된 M스포츠 에디션들이 곳곳에서 눈길을 빼앗았다. 옆으로 길이가 길어진 헤드램프는 선을 날렵하게 마무리하는 대신 라디에이터그릴과 이어지면서 ‘X3’의 전면부를 더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줬다. 강렬한 인상은 두 말하면 잔소리.

사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도 한 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 BMW의 패밀리룩이다. 특히, SUV일수록 느낌이 더 강한데, 차고가 높은 이유도 있다. 그러면서도 상위 세그먼트보다 몸체가 작은 ‘X1’과 ‘X3’는 전면부의 각 요소들이 앞을 모두 뒤덮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에 비해 후면부는 약간의 수정이 더 필요해 보인다. 전면부에 비해 다소 올드해보이기 때문. 앞은 생기발랄하고 그렇게 잘 꾸몄을 수가 없는데, 뒤 태는 축 처진 엉덩이마냥 세월을 따라오지 못하는 듯하다. 후면부만 보면 SUV가 아닌 MPV처럼 보이기도 한다.

탑승자에 따라 외관보다도 내부에 대한 의견이 판이하게 달랐다. 문 안쪽과 글로브박스 위에 들어간 알루미늄 하이라이트 트림에서 ‘심플’과 ‘포인트’로 호불호가 갈렸다. 또, 전체적으로 정돈된 듯 간결한 센터페시아를 마음에 들어 했지만 HUD와 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는 계기판을 비롯해 가격대비 첨단 편의사양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주행은 즐거웠다. 동승자들도 느낄 만큼 컴포트와 스포츠 주행모드의 차이가 분명했다. 추월이나 가속 시 컴포트로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스포츠 모드 버튼 하나로 채울 수가 있었다. 60km/h 이하에서는 컴포트 모드가 더 매끄러운 주행성능을 보였다. 60km/h 이하에서의 스포츠모드와 스포츠플러스모드는 하얀 눈밭을 보고 신난 강아지를 목줄에 묶어놓은 느낌이었다.

아쉬운 부분은 브레이크였다. 액셀 감각이 재빠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스포츠 모드의 가속과 탄력을 감당하기에는 무른 편이었다. 더 깊고 꽉 밟아주면 그제서라도 쥐어주는 것이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부드럽고 길게, 완만하게 멈춰 서는 타입이다. 속도를 즐기는 이와 운전이 미숙한 운전자라면 가속력보다는 제동력, 액셀보다는 브레이크에 대한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

시승을 하면 할수록 ‘X3’는 디자인보다 주행성능에 있어서 탐이 났다. 경쟁 모델들 중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여기에는 3000cc의 배기량에서 나오는 힘들도 당연히 한 몫 했다. 언덕을 올라가는 힘도 각도만 다를 뿐 언덕을 평지처럼 올랐고, 12호 태풍 할룰라로 장대 같은 비가 내려도 꿋꿋이 나아갔다. 거의 물길을 헤쳐나가는 수준이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X3’가 X드라이브라는 것이 다행이라고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비와 눈이 많이 내리는 국내에서 4륜구동의 장점을 톡톡히 깨달을 수 있었다.

자차로 인해 국산 업체의 기능에 익숙해져있던 크루즈컨트롤의 새로운 재미도 발견했다. 크르주컨트롤 기능을 켜면 다시 끌 때까지 브레이크를 밟아 첫 설정 속도가 해제돼도 리셋 버튼 하나로 다시 설정 속도에 맞춰 속도를 끌어올렸다. 또, 구간단속에 맞춰 속도를 설정, 앞차의 속도에 따라 발이 아닌 +, - 버튼만 움직여주면 10km/h 단위로 가감이 가능해 편안한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했다.

약 200km의 주행을 연비주행의 ㅇ도 모른는 사람처럼 도심과 일반국도, 고속도로, 정체구간과 비정체구간을 누비고 다녔고, 3박 4일 동안 달린 결과 연료 게이지는 정확하게 1/2이 줄어있었다.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8390만 원이라는 가격은 편의사양과 크기 등 여러모로 ‘X3’의 몸값으로 지불하기에는 상당히 비싸다. 최근 1000만 원이 넘는 3시리즈와 5시리즈의 할인가와 ‘디스커버리 스포츠’ 같이 저렴한 가격의 엔트리 포지션을 담당할 신차가 출시되는 것을 살펴보면 ‘X3’, 특히 M스포츠 에디션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는 점점 줄어든다.

6개월 동안 730대. 절대 적은 숫자가 아니다. BMW의 다른 SUV들이 같은 기간 800~900대 수준의 판매량을 올리는 것과 비교하면 모자라 보일 수도 있지만 근소한 차이로 분명하게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 30d가 16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BMW의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fj@osen.co.kr
X3 30d X드라이브 M스포츠 에디션 전측면, 정면, 측면(위부터).

X3 30d X드라이브 M스포츠 에디션 후측면.


X3 30d X드라이브 M스포츠 에디션 후면.


X3 30d X드라이브 M스포츠 에디션 운전석과 센터페시아.


조수석의 X드라이드 30d와 M스포츠 에디션 엠블럼(위), 엔진룸.


운전석 스티어링휠 왼쪽의 깨알같은 수납공간.


2/3 가량의 개방감 있는 글라스 루프.


기어봉과 디스플레이 조작 버튼(위)과 센터페시아.


'X3' 트림별 제원표./ BM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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