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은 100살을 맞은 노인에게 국가에서 장수를 기념하는 은잔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올해부터는 도금 은잔으로 대체했다고 합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정부가 100세 노인에게 선물하는 기념 은잔입니다.
잔 안쪽에 장수를 의미하는 '수'라는 한자가, 뒤쪽에는 내각총리대신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순도 99.99%인 8만 원짜리 은 제품을 선물했지만, 올해부터는 절반 가격인 은도금 제품으로 바뀌었습니다.
[100세 노인 : 굉장해요. 좀 보세요. 정말 기쁩니다.]
100세 인구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기념품 규모가 축소된 겁니다.
일본 정부는 장수사회를 기념하는 취지로 1963년부터 100세 노인에게 기념 은잔을 선물했습니다.
당시 100세 노인은 153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던 게 53년이 지난 지금 무려 420배나 늘어난 6만5천여 명에 달합니다.
지난해 100세를 맞은 3만2천4백여 명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28억 원 정도.
2050년 100세 인구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자 일본 정부는 은잔 대신 축하 편지로 대신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너무 매정하다'는 비판이 일자 도금된 은잔 선물을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로 2040년 일본에서 기초지자체 절반 정도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100세 노인에게 두둑한 현금과 기념품을 안기며 '장수 이미지' 선전에 열을 올리던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출산 장려 예산으로 관련 예산을 돌리는 등 젊은 이미지 알리기에 절치부심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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