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의 광복절은 일본에서는 종전기념일입니다.
심각한 한일 갈등 속에 아베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 직접 참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나왔지만 결국 가지는 않고 대신 공물을 보냈습니다.
총리관저 앞에서는 뜻 있는 일본 시민들이 모여 '반 아베'를 외쳤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1945년 8월 15일 태평양전쟁에서 패한 것을 기념한 일본의 종전기념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여 명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 신사 여기저기에서 군복을 차려입은 우익들이 눈에 띕니다.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뻔뻔한 내용의 플래카드와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도 어지럽게 펄럭입니다.
이들은 과거사에 대한 사죄를 담은 고노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하며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요구했습니다.
[우익 집회 참가자 : 아베 총리는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하는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고 국민 선두에 서서 공식 참배해야 합니다.]
아베 총리는 그러나 직접 참배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나다 도모미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을 통해 대신 공물을 보내며 자신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나다 도모미 /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 : 일본의 평화와 번영은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영령 덕분 분이라는 것에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아베 총리의 뜻을 전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 집권 1주년을 맞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거센 비판을 받은 뒤부터 때마다 공물을 보냈습니다.
이번에도 직접 참배하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반대가 심하고 특히 오는 10월 새 일왕 즉위의식이 예정된 점, 그리고 내년 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국빈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극우 의원들로 구성된 야스쿠니 참배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50여 명은 이번에도 집단으로 참배했습니다.
보수 우익 인사들이 하루 종일 야스쿠니신사로 달려간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본의 뜻 있는 시민 사회 인사들은 도쿄 총리관저 앞에 모였습니다.
역사를 부정하며 우경화로 달리는 아베 내각을 성토했습니다.
[우에스기 시오리 / 일본 도쿄시민 : 아베 정권이 생각하는 식의 헌법 개정은 개정이 아니라 개악이니까 절대 찬성할 수 없습니다.]
아베 정권이 한국을 마치 적인 양 내세우며 전쟁 가능한 국가를 향한 개헌에 박차를 가하면서 전쟁 반대와 평화를 외치는 일본 내부의 반 아베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