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보고용' 문건에도 "노조 와해 강구"

삼성그룹의 노조 와해 전략 중 일부 내용이 이건희 회장 보고용으로 만들어진 문건에도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을 판결하면서 삼성 미래전략실의 공모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을 사실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미전실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하기 위해 2011년 3월 작성한 대응 문건에는 그룹 노사 전략과 일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문건에는 원칙적으로 노조 설립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거나, 노조가 생기더라도 조기에 와해시키도록 하고, '친사 노조'를 설립해 무력화하는 방안도 강구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재판부는 이 문건의 파일 이름 마지막에 'A 보고'로 적힌 점을 근거로 이건희 회장 보고용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실제 문건이 이 회장에게 보고됐는지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삼성전자 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그룹 차원에서 노조와해 전략을 수립해 시행했다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