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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재판 참석한 전두환 "헬기 사격 없었을 것"

2020.04.27 오후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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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광주에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전 씨는 이번에도 광주 시민에게 사죄하는 모습은 없었고 5·18 당시 헬기 사격은 없었다고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광주 법원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김민성 기자!

오늘 재판에서 전두환 씨가 직접 헬기 사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검찰이 기소 요지를 밝힌 뒤, 전 씨는 헬기 사격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혔습니다.

전 씨는 자신이 알기로는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헬기에서 사격했다면 많은 사람이 희생됐을 텐데 그런 무모한 짓을 대한민국 아들인 헬기 사격수가 했을 리가 없다고 했습니다.

전 씨는 앞서 오후 2시 3분쯤 헤드셋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 나타났습니다.

생년월일과 직업, 주소 등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 전 씨는 잘 안 들린다며 헤드셋을 여러 차례 고쳐 쓰기도 했습니다.

전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오늘 재판에서도 자주 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재판이 시작된 지 40여 분이 지나면서 변호인 변론이 길어지기 시작할 때쯤부터였는데요.

전 씨가 고개를 위아래로 꾸벅꾸벅 하며 졸기 시작하자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옆자리에 앉아있던 이순자 씨가 종이컵에 물을 따라 전 씨에게 건네기도 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재판부는 이 씨에게 피고인의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게 해달라며, 집중력이 떨어지면 휴정을 요구하라고 이 씨에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오늘 재판은 오후 5시 22분쯤 끝났습니다.

증거 조사와 증인 심문까지 합해 약 200분가량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음 재판은 6월 1일과 6월 22일 각각 검찰과 피고인측 증인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입니다.

[앵커]
오늘 재판 진행 양상은 어땠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전 씨 측은 헬기 사격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이는 사자명예훼손 혐의 자체를 부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사자명예훼손죄는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죄와 달리 '허위 사실'을 적시해 죽은 사람의 명예를 훼손해야만 성립되기 때문입니다.

전 씨 측 변호를 맡은 전주교 변호사는 고 조비오 신부 증언의 신뢰성에 의문을 던졌습니다.

생전 조 신부는 1980년 5월 21일 오후에 500MD 기종 헬기에 의한 사격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신부는 '드드득' 하는 소리가 연속 세 번 지축을 흔들고, 섬광이 보였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 변호사는 500MD 헬기에 달린 기관총에서는 '드드득' 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맞섰습니다.

500MD에 장착된 기관총은 여섯 개의 총열이 돌아가며 분당 2천 발 이상 발사되는데, 이때 '드드득'처럼 세 발씩 나눠 쏘는 소리가 아닌 '부웅'하는 소리가 난다는 겁니다.

전 변호사는 또 낮에는 500MD헬기 기관총 총구에서 불빛을 볼 수 없다는 조종사들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한 방청객은 계속되는 전 씨 측의 부인에 '그럼 군부가 죽였지, 누가 죽였느냐'고 외치다가 법정에서 퇴정 당하기도 했습니다.

한 차례 휴정을 거친 뒤엔 증인 심문이 이어졌는데요.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시민들의 증언이 다수 나왔고, 일부 헬기 사격을 들어본 적 없다는 증인도 있었습니다.

[앵커]
사과도 없었고, 재판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건데요. 법정 밖에서 별다른 소동은 없었습니까?

[기자]
전 씨가 법정을 나설 때 광주지법 앞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전 씨에게 항의하는 인파가 전 씨 쪽으로 몰렸기 때문입니다.

앞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오월 단체는 경계선 밖에서 '전두환을 구속하라', '피해자에게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재판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전 씨가 이번에도 사죄하지 않고 혐의를 거듭 부인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울분을 쏟아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 대열을 밀어내기 위해 완력을 쓰기도 했지만 전 씨가 탄 차량이 이미 빠져나간 뒤였습니다.

지금까지 전국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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