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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무섭게 오르는 생활 물가...물가 관리 누가 하기에

와이파일 2021-05-08 07:00
지난달 소비자물가 2.3% 급등…3년 8개월 만에 최대 폭
농·축·수산물·원유 가격 급등 영향…"기저효과도 커"
통화정책으로 물가 관리…"기준금리만으론 한계 명확"
"하반기엔 물가 안정" vs "인플레이션 우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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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무섭게 오르는 생활 물가...물가 관리 누가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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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 보기 정말 무서우실 겁니다. 지난해에 자주 봤던 '저물가 우려'라는 말은 사라졌고, 그 자리를 생활물가가 빠르게 오른다는 말이 대신 차지했죠. 장을 보러 나가보면 물가가 올랐다는 것을 쉽게 체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번 주에 물가 상황과 관련해 눈에 띄는 통계가 있었는데요,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3%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려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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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통계청

그런데 사실 이는 아주 큰 폭의 상승률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의 적정 물가상승률이 2%이기 때문이죠. 적정 수준을 약간 웃돈 물가상승률 수준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동의하실 분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겁니다.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은 이를 훨씬 웃돌기 때문이죠. 지표상의 물가 상승률과 체감하는 물가에 괴리가 큰 이유는 지난 기사에서 설명했으니, 해당 기사를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와이파일] 심각한 저물가…라고요? 진짜로?(https://www.ytn.co.kr/_ln/0134_202101211400013398)

이번 기사에선 물가의 관리 주체와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체 누가 물가를 관리하기에 생활물가가 이렇게 들썩이는 걸까요?
◆ 농·축·수산물 등 생필품 급등에 물가 비상!

일단 지난달 물가 상황을 조금 더 깊숙이 살펴보겠습니다.

소비자물가는 말 그대로 소비자가 사들이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말하는데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생산자물가가 도매 물가라면,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는 소매물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수요자에게 더 가까운 지표라는 것이죠.

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최근까지 1%대를 쉽게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아예 마이너스로 추락하기도 했고요. 지속해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던 배경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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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통계청

세부항목을 볼까요? 농·축·수산물 가격이 13.1% 폭등했습니다. 넉 달 연속 두자릿수 오름세가 이어졌죠. 이 가운데에서도 농산물이 무려 17.9%나 올랐습니다. 축산물도 두자릿수 상승세였고요.

소비자물가에 집값은 포함되지 않는데요, 대신 전세와 월세는 들어갑니다. 이 집세, 1년 만에 1.2% 올랐습니다. 임대차 3법 처리 뒤의 전세 대란을 고려하면 별로 수긍이 되지 않겠지만, 어찌 됐든 이 수치는 2017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었습니다.

반면 전기와 수도, 가스 요금은 하락했고요, 무상교육 등의 영향으로 공공서비스 지수로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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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보면 물가 지표와 체감 물가의 괴리가 큰 이유를 조금은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생필품과 '밥상' 물가가 크게 올랐고, 빈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공공서비스가 내렸으니(전기와 수도, 가스는 매일 사용하지만, 매일 요금을 내는 건 아니죠.) 체감 물가가 지표보다 높을 수밖에 없죠.
◆ 물가 관리 주체는? 바로 한국은행!

그렇다면 물가 관리는 누가 하는 걸까요?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한국은행이 물가 관리의 핵심 기관입니다. 이는 관련 법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한국은행법 1조 1항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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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한국은행법 1조 1항에 쓰여있는 단어, 바로 '물가 안정'이죠. 다음으로 1조 2항이 '금융 안정'입니다. 4조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이 있는데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경제정책과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적혀있습니다. 기준금리로 대표되는 통화정책이 전반적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니 통화 당국인 한국은행이 정책 기조에 협조해야 하긴 하지만, 물가 안정이 우선이라는 뜻이죠.

물가안정에 신경을 쓰는 건 외국 중앙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다만 우리나라처럼 제1 목표는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이주열 총재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결정한 뒤, 반드시 현재 물가 상황과 전망을 언급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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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은행의 칼, '기준금리'로 물가 관리"

그렇다면 중앙은행이 물가를 관리하는 수단은 무엇일까요?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금통위원들은 최근 오름세인 물가에 우려를 나타냈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동결하면서도, 낮은 금리가 물가를 자극하진 않을지 걱정했다는 뜻입니다. 이는 곧 기준금리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암시합니다. 사실 기준금리가 영향을 미치는 건 물가만이 아닙니다. 사실 경제 흐름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만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물가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만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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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췄다고 가정해보죠. 시장금리도 따라서 내려가겠죠? 금리가 낮아졌으니 돈을 빌리는 데 부담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돈을 빌려는 사람은 많아지고 저축하려는 사람은 줄어들죠. 소비가 늘어난다는 뜻이 됩니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 중에는 자기 돈만으로 사업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채권을 발행(=채권자에게 돈을 빌리는 것)하거나, 은행에서 돈을 빌려 운영하게 됩니다. 금리가 하락하면 기업이 돈을 빌려 쓰는 비용도 줄어든다는 뜻이죠. 따라서 기업의 투자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기준금리를 낮추니 돈의 흐름이 빨라지고(=통화량이 늘어나고)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니(=수요가 확대되니) 물가가 자연스럽게 오르게 된다는 것이죠.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유명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에서나 화폐적 현상이다(Inflation is always and everywhere a monetary phenomenon.)"라고 말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 '기준금리'만으로 물가 관리에는 한계도 분명

그런데 물가는 사실 중앙은행에서 다 관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당장 통화정책은 위에 언급한 것처럼 경제 전반적으로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니 물가 관리만을 위해서 조정할 순 없습니다.

거기에다가 다른 변수도 많습니다. 지금 물가 상승의 주범인 농·축·수산물을 보죠. 우리나라는 경지 면적이 좁은 나라입니다. 일단 산지가 많기 때문인데요, 한 연구결과를 보면 한반도 전체에서 산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40%가 넘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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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탁한명·김성환·손일, 2013, 지형학적 산지의 분포와 공간적 특성에 관한 연구, 대한지리학회지

여기에 경지면적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국의 경지면적은 156만 5천ha로 8년 연속 줄어들었죠. 건물 건축이나 노는 땅이 늘어나는 등의 이유로 경지면적이 감소하는 겁니다. 농산물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영토와 경지 면적이 넓다면 기후가 다른 곳에서 나오는 생산물로 전체 물가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애초에 지역별로 기후 차이가 날 정도로 영토가 넓지도 않습니다. 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죠. 최근 대파 가격이 급등했던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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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통계청

활용할 수 있는 국토가 적다는 건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바로 가축 질병인데요,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질병은 매년 뉴스에 오르내리는 단골 주제가 됐죠. 사육 농가를 멀찍이 떨어뜨린다면 가축 전염병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텐데요, 우리나라에는 그럴만한 공간이 없습니다. 최근 달걀값이 불안정한 것도 이런 이유이죠.

국외의 영향도 많이 받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원유죠. 우리나라는 산유국이 아니니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 원유는 경제 전반에서 쓰이지 않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렵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3% 오른 배경 가운데 하나가 유가 상승이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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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보시면 알겠지만, 이런 변수들은 중앙은행이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사실상 범정부 차원에서 물가를 관리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 정부 "하반기엔 물가 안정" vs 전문가 "인플레이션 우려 있어"

지금까진 물가가 오른 이유, 그리고 물가 관리가 쉽지 않은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앞으로의 물가 상황이 어떨지 전망해보겠습니다.

일단 정부는 현재의 물가 상승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았죠. 지난해 저물가 상황이 이어졌던 건 경제 악화에 따른 수요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물가 상황은 일반적으로 1년 전과 비교하는 데요, 1년 전에 워낙 부진했던 만큼, 올해는 수치가 오를 수밖에 없겠죠? 이를 '기저효과'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지난해 2분기에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심해 물가도 부진했으니 올해 물가 상승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농·축·수산물 급등세도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건 아니고, 국제 유가 상승세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따라서 당분간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에는 안정적인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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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도 현재 물가 상승은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는 데 동의합니다. 다만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다소 엇갈립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아직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식료품 같은 생필품 가격이 워낙 빠르게 오르다 보니 체감 물가 수준이 급등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지표상의 물가 상승률은 높진 않지만, 체감 인플레이션은 있는 상황이라는 거죠. 성 교수는 이어 "백신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 미국과 같이 수요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정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경제 체제가 기존 원유 중심에서 친환경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원유에 대한 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산유국이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원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무역 부진 문제까지 겹쳐 당분간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설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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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저효과와 이른바 '보복소비' 등의 영향으로 올해는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결국 물가 상승률이 정상궤도로 올라서기 위해선 경기가 회복돼야 한다"며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신호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조태현 [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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