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짧은 마른장마에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치면서 올해도 낙동강과 금강에는 녹조가 뒤덮였습니다.
시민단체 조사 결과, 이곳에서 청산가리보다 100배 강한 독성을 지닌 물질이 다량으로 검출됐습니다.
엄윤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온통 초록 빛깔인 강물에 손을 담갔더니, 금세 진득진득한 녹조가 한가득 묻습니다.
지난 20일 낙동강 강정고령보의 모습입니다.
전북 군산의 대표적인 쌀 생산지인 나포뜰 부근에 있는 한 농수로.
물 색깔이 채 익지 않은 푸른 벼와 비슷합니다.
물 안에 손을 넣어보니, 녹조가 기름때처럼 달라붙습니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대형 보를 설치해 물을 가둬 가뭄을 예방하고 홍수 피해를 막겠다며 추진했던 4대강 사업.
애초 목적과 달리 매년 여름 녹조 현상이 심해지며 물빛이 초록색으로 변해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 '녹조라떼'라는 말을 제가 유행시킨 사람 중 하나인데, '녹조라떼'라는 말 대신에 이 수치를 보면 '독조라떼'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달 28일부터 3주가량 매주 2차례 낙동강과 금강의 수질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낙동강 25개 지점 가운데 14개 지점에서 청산가리보다 100배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는 마이크로시스틴이 다량 검출됐습니다.
그중에서도 공업용수로 활용되는 대구 국가산업단지 취수장 취수구 부근에선 4914.39ppb가 검출됐는데 이는 미국의 물놀이 금지 기준치인 최대 20ppb에 245배를 넘어선 수준입니다.
마찬가지로 금강에서도 3개 지점에서 모두 기준치를 초과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환경부는 정수 시설에서 독성 물질 대부분이 걸러진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단체들은 보 수문을 개방하는 게 근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홍종호 /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 만약에 보를 개방하게 되면 물 수위가 낮아져 취수하기 힘들어지니까.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 정부가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서 물 취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한데 그동안 예산이 제대로 확보가 안 됐습니다.]
또, 정부 차원에서 녹조 현상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실태 조사가 이뤄져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YTN 엄윤주입니다.
YTN 엄윤주 (pro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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