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 진행 : 김창기 의사
■ 방송일 : 2022년 4월 29일 (금요일)
■ 대담 : 오강섭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노인알코올치매로 노인 우울증 발견못할수도 (오강섭 교수)
◇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이번 주 마음주치의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님이시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강섭 교수님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오강섭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오강섭)> 네 안녕하세요.
◇ 김창기> 한 주 동안 노인들의 마음 정신 건강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했는데요. 오늘 가장 어려운 주제, 노인 알코올 장애 이야기 좀 부탁드립니다.
◆ 오강섭> 노년기에 여러 가지 이유로 술을 드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역학 연구들은 노년기의 알코올 장애가 그 젊은 층보다는 좀 적다는 그런 연구들도 있습니다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알코올 사용 장애가 외국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은 게 현실이고요. 또 특히 우려가 되는 것은 젊었을 적에는 술을 많이 안 드시다가, 노년기에 들어서 갑자기 과음을 하고, 알코올 장애까지 진단되는 경우에는, 이게 자살의 위험을 높이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자꾸 술을 마시는 게 그 자체가 간접적인 자살이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특히 우리가 더 관심을 가지고, 이분들에 대해서 조심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창기> 약주를 좀 좋아하시는 것과 알코올성 장애를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 오강섭> 그렇습니다. 이게 상당히 어려운 문제인데요. 이제 과거에는 술을 얼마나 많이 마시느냐, 이런 걸 가지고 구별하자, 이런 이야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것보다는 술을 마시는데 일단 스스로 생각한 먹으려고 했던 것 이상으로 자꾸 먹게 되는 경우, 처음에는 한 잔만 먹겠다고 하다가 자꾸 많이 먹는 경우, 그래서 조절이 안 되는 거죠. 쉽게 얘기하면요. 그만 먹어야 된다, 내 몸 생각해서, 또 다음 날 생각해서 그만 먹어야 된다고 하는데, 자제가 안 되고 계속 먹는 경우. 또 하나는 이 술을 먹는 이유가 잠을 자기 위해서, 불안한 걸 없애기 위해서 여러 가지 먹는데, 그것을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자꾸 술의 양이 늘어나는 경우. 또 술을 안 먹는 날은 굉장히 금단 현상으로 또 불안해지고 초조해지고 잠을 못 자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이거는 노인 알코올성 장애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걸 봐야 됩니다. 단순히 술을 먹는 것하고는 분명히 구별이 돼야 되는 것입니다.
◇ 김창기> 음주 때문에 우울증이라든지 불안장애가 숨겨져 있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오강섭> 이제 그것 때문에 그걸 잊기 위해서 먹는 것, 또 합병돼 있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알코올 장애가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같이 있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잘 관찰을 해야 되는 것입니다.
◇ 김창기> 또 이 노년의 알코올 장애가 치매로 이어지는 것이 큰 문제지 않습니까?
◆ 오강섭> 그렇습니다.
◇ 김창기> 그 비율에 대해서 또 설명을 좀 해주십시오.
◆ 오강섭> 우리가 노년기에 우울증이 잘 치료되지 않으면, 치매로 오는 확률이 약 두 배 정도라고 하거든요. 알코올이 치료가 되지 않으면, 노인성 알코올 장애가 있으면 치매가 4.6배가 더, 그러니까 우울증보다 두 배 이상으로 더 많은 치매가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그걸 따로 알코올성 치매로 분류하기도 하거든요. 왜냐하면 알코올 자체가 뇌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치매라는 것은 뇌세포가 자꾸 죽어나가는 것인데, 술로 지속적으로 독주를 계속 드시는 경우에, 그것이 뇌세포를 파괴해서 치매의 비율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가 꼭 필요합니다.
◇ 김창기> 네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의 마음 건강 예방 차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요.
◆ 오강섭> 노인 차별에 대한 것을 다시 생각해 봐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노인 차별은 ‘이제 나이가 들었으니까, 당신은 못해’, ‘노인이라서 이래’라는 어떤 노인에 대한 편견, 차별, 이런 것들이 사회에 많이 있는데. 특히 이 중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노인에 대한 차별도 있지만, 노인 스스로도, 스스로나 다른 노인에 대한 차별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나이가 들었지만 영역, 역할이 좀 달라진 것이다. 전에는 젊었을 때는 뭔가를 생산하고 만들어내는 것이었다고 한다면, 노년기에는 오히려 통합하고 조절하고 이렇게 여유롭게 잘 어울려 지내는 것, 이런 것들에 역할 분담을 해야 되고. 특히 저는 꼭 기억했으면 좋겠는 게, 어르신들이 우리가 소위 말하는 ‘doing’보다는 ‘being’이 중요하다. doing이 뭔가를 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다. 그거는 젊었을 적에 많이 했다. 그러면 현재는 being, 현재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잘하는 것이고 중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하셔서, 노인 차별을 우리 노인들 스스로 벗어나는 그런 것이 꼭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 김창기> doing보다 being이 훨씬 중요하죠. 그렇습니다. 아주 좋은 마음 처방전 내려주신 오강섭 교수님 감사했습니다.
◆ 오강섭> 네 감사합니다.
◇ 김창기> 2022년 2월, 봄소식처럼 여러분께 다시 다가왔던 마음주치의 시즌2, 오늘까지입니다. 저는 긴 겨울 지나고 어느덧 우리 곁에 찾아오는 봄처럼, 어느 날 다시 문득 여러분들 곁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마음주치의는 한국오스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 했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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