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식 리딩 업체라며 접근한 이들에게서 가상 자산인 '코인'을 구매한 뒤 피해를 봤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약속과 달리 코인을 일정 기간 되팔 수 없게 매도 제약이 걸려 있었던 거라 피해자들은 애만 끓고 있습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남 사천시에 사는 A 씨는 지난 2월 주식 리딩 업체 관계자를 통해 가상 자산, 코인 투자를 권유받았습니다.
관계자는 해외거래소에 상장이 예정돼 있어 수천 배까지 수익이 날 것 같다며 A 씨를 꼬드겼습니다.
[A 씨 / 코인 투자 피해자 : 1천∼2천% 수익이 날 수 있으니까 저만 보고 따라오라 이런 식으로. 올 한 해 사장님 큰돈 만지게 해주겠다….]
그런데 코인을 '지갑'에 받고 나서야 당장 되팔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락업'이라고 불리는 매도 유예 기간이 설정돼 있어 3개월에서 5개월 정도는 매도가 아예 불가능했던 겁니다.
[A 씨 / 코인 투자 피해자 : 상장될 때 버튼 누르고 팔고 나오는 식으로 저한테는 설명했습니다. 락업이 있다고 제가 말씀을 드렸으면 사장님은 이거 안 했을 거 아닙니까, 이런 식으로….]
경기 고양시에 사는 B 씨 역시 비슷한 피해를 봤습니다.
곧 상장된다는 말만 믿고 카드 대출까지 받아 3천만 원을 투자했는데 풀린다는 매도 제한이 한 달에 10% 정도라 코인을 다 팔 수 있으려면 일 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겁니다.
[B 씨 / 코인 투자 피해자 : 카드론, 저도 장기 대출을 했는데 없으면 자동차 대출까지 다 끌어다가 하면 된다, 그렇게까지 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런 식으로 거의 세뇌를 시켰죠.]
현재 피해자 단체를 통해 접수된 피해 사례만 3백 건 정도.
미래가 불투명한 코인에 묶여 있는 돈은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취재진은 코인을 권했다는 관계자들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해 봤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지금 저희 고객 전화기의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정작 리딩업체는 본인들과는 무관한 협력사의 일탈인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리딩업체 관계자 : 전망 같은 건 하는데 아예 비상장 코인을 따로 매매하거나 판매하거나 아니면 그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이러지는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투자를 결정하는 데 매도 가능 시기는 매우 중요한 정보라면서 이를 알려주지 않은 것 자체를 사기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구태언 / 변호사 : 일 년 정도의 장기간 락업이 걸려 있다는 사실은 투자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속이고 팔았다면 그거는 사기가 될 수 있겠죠.]
YTN 취재가 시작된 뒤 일부 피해자들은 투자한 돈을 돌려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리딩업체 이름으로 또 다른 비상장 코인 판매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어 피해는 계속 불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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