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5개월 된 딸의 시신을 3년 동안 김치통에 숨기고 양육 수당까지 받아 챙긴 친모에게 결국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했다는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아이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밝힐 수 없었지만, 숨지기 전 고열에 시달리는데도 치료한 흔적이 없다는 점에 주목한 건데 입증 여부는 이제 검찰의 손에 달렸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민적 공분을 샀던 15개월 여아 시신 김치통 유기 사건.
경찰이 친모 34살 A 씨와 전 남편 29살 B 씨에 대한 수사를 마치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습니다.
이들은 재작년 초 경기 평택시 집에서 딸이 숨지자 시신을 여행 가방과 김치통 등에 넣어 3년 가까이 숨기고는 양육 수당까지 받아 생활비로 쓴 혐의를 받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구속될 당시에는 아이를 방임하고 시신을 숨긴 혐의는 적용됐지만 정작 학대해서 숨지게 한 혐의는 빠져 논란이 됐습니다.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 과정에서 제외된 겁니다.
시신이 심하게 부패해 사망 원인을 알 수 없어서 학대와 사망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후 비판이 거세졌고 경찰은 결국 송치 단계에서 친모 A 씨에게만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했다는 아동학대 치사 혐의도 함께 적용했습니다.
핵심은 아이가 사망 전에 앓았다는 고열 증상이었습니다.
A 씨는 아이가 숨지기 전부터 아팠다고 진술했는데, 치료받은 흔적은 전혀 없었던 겁니다.
이때 A 씨 남편은 교도소에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A 씨에게 아이를 숨지게 한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고열과 구토 증상으로 일주일간 아팠는데, 신용카드 등 분석 결과 병원 기록이나 의약품 구입 내역 등이 없는 점을 판단의 근거로….]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과연 법정에서도 경찰의 설명대로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인데, A 씨가 직접 아이가 아팠다고 진술한 점이 재판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안주영 / 변호사 : 얘를 정말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내팽개치겠다는 확정적 고의는 없었어도 적어도 그런 문제가 생기더라도 용인한다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봐야 될 것 같거든요.]
다만, 아이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다툼의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안주영 / 변호사 : 실제로 애가 아팠던 게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을 정도의 아픔이었는지, 정확한 원인을 우리가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도 또 문제가 될 거예요.]
우선 검찰은 경찰의 수사 자료를 들여다본 뒤 실제로 혐의 적용이 가능할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입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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