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리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며 서민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는 와중에 법정 최고 금리를 오히려 높이는 정책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20%에 달하는 법정 상한 금리로도 대출을 받지 못해 불법 사금융에 내몰리는 저신용자들을 구제하기 위해서인데 넘어야 할 문턱이 만만치 않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검색만 하면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대출 중계 사이트,
게시판엔 15만 원 소액 대출부터 당일 대출을 급하게 구한다는 절박한 사정들이 수두룩합니다.
대부업체의 문턱을 넘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사채업자가 원금의 2배 가까운 이자를 요구하며 내민 손을 덥석 잡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금융당국이 법정 최고 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대부업법에 따르면 최고 27.9%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정부는 지난해 7월, 최고 금리 상한을 20%까지 낮췄습니다.
문제는 금리가 오르면서 이미 20%에 가까운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던 취약 계층이 제도권 금융 시장에서 쫓겨나고 있다는 겁니다.
빚을 떼일 위험이 큰 만큼 신용이 낮은 이들에겐 대출할 때 이자를 더 높여야 하는데 법정 상한에 막혀 그럴 수 없으면 아예 대출을 중단하는 겁니다.
실제로 금융기관의 조달 금리가 1%p 오르면 23만 명이, 2%p 오르면 69만2천 명이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유력하게 검토 중인 건 법정 금리 상한을 시장 금리와 연동하는 방안입니다.
[김미루 / KDI 부연구위원 : 주로 취약계층이 법정 최고참여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다중 채무자임을 고려할 때 법정 최고금리를 시장 금리와 연동함으로써 금리 인상기에도 취약계층의 롤 오버(채무 연장)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다만, 가뜩이나 고금리 시대에 법정 상한을 높이는 셈이어서 부담이 작지 않습니다.
또, 금리 인하기엔 얼마나 신속하게 내려갈 지도 의문입니다.
[이정환 /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금리가 인하될 때라도 시장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따라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냐 이런 것에 대한 우려가 있고, 아무래도 고금리 시기에 금리를 더 올린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측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정부는 내년 초까지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 시행령 개정을 목표로 국회를 설득한다는 방침입니다.
YTN 김지선입니다.
YTN 김지선 (s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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