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가 K-방역에는 성공했지만 백신 개발엔 늦었던 이유, 바로 의학과 임상 경험 그리고 연구 능력을 고루 갖춘 의사과학자가 없었던 원인이 큽니다.
미래 바이오 산업은 의사과학자가 주도할 것이라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지만, 누가 어떻게 키울 것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취재에 양훼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0년에 설립된 KAIST 교원창업기업.
최대 2%의 유전자만 분석하는 시중 암 유전체 검사와 달리 같은 비용에 모든 유전자를 분석해주는 암 진단 솔루션을 오는 4월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 기업의 공동 창업자는 모두 의사과학자로, 유전체 분석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과감하게 창업의 길을 택했습니다.
[이정석 / 지놈인사이트 대표 : 암과 희귀 질환 분야의 유전체 데이터들과 임상 정보 환자들의 예후, 약물 사용, 또 인구학적 특징 등과 같은 임상 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해석해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이 나섰습니다.
포스텍은 의대와 병원을 동시에 추진 중인데, 올해 의과학대학원을 개원하고, 나아가 연구중심의대와 부속병원 건립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KAIST는 현재 운영 중인 의과학대학원을 오는 2026년 과학기술 의학전문대학원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임상 교육은 물론 공학과 디지털 교육 등을 통해 공학적 시각으로 임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화까지 이끄는 의사과학자를 키우겠다는 겁니다.
[이광형 / KAIST 총장 : KAIST는 전문의 과정은 없고 의사 자격증만 따고 연구를 할 수 있는 그런 인력을 키우는 겁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생물학, 화학, 이런 것들로 무장된 의사들이에요.]
하지만 의료계 입장은 이와 다릅니다.
의사과학자의 중요성은 동의하지만, 연구중심 의대나 과학기술 의전원을 새로 만드는 건 의대 정원 증원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존 의대에서 교육과정을 개편해 연구 기회를 주고, 꾸준히 연구할 수 있게 제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정근 /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 진로에 대해서 의사 과학자가 된 다음에 그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경제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그런 제도적 뒷받침이 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는 의사과학자 양성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방안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의사과학자 양성에만 초점을 두기보다는 현장에 나와서도 꾸준히 의사과학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미국 국립보건원과 같은 의학연구기관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합니다.
의사과학자 양성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사안이지만, 이해충돌로 인해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료계와 과학계의 힘겨루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의사과학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입니다.
YTN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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