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터넷 커뮤니티 '우울증 갤러리'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커뮤니티를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데요,
하지만 커뮤니티를 폐쇄한다고 이용자들의 수요가 없어지는 건 아닌 만큼, 이들이 왜 우울증 갤러리라는 공간에 모이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999년 개설돼 하루에만 게시물이 백만 건 가까이 올라오는 '디시인사이드'.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가운데 방문자가 여섯 번째로 많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 빌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중학생도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 갤러리'를 이용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뒤 학생이 숨지는 장면과 2차 가해 글이 올라오자 경찰은 갤러리 폐쇄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디시인사이드 측은 선례가 없을뿐더러, 게시글의 저작권은 이용자에게 있다며 거부했습니다.
또, 갤러리를 폐쇄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주돈 / 디시인사이드 부사장 : 얼마든지 또 다른 소통의 공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폐쇄한다고 해서 그분들이 다 없어지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우울증 갤러리 접속을 막을지 결정하기로 했는데, 차단이 이뤄지더라도 우회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전체 게시글의 70% 이상이 불법이면 사이트를 폐쇄하도록 하는 방심위 자체 규정도 이번 사안에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갤러리를 닫으면 이용자들이 다른 커뮤니티로 옮겨가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다 보니, 청소년들은 익명이 보장되는 인터넷 공간에 모여드는 거라고 설명합니다.
[이해국 /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우울이나 이런 심리적 불안 문제를 마음 놓고 토로할 수 있는 그러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거고, 그 수요가 제대로 사회적으로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때문에, 정신질환을 앓는 청소년들이 양지로 나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되고 사회적 인식도 바뀌어야, 비슷한 비극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촬영기자: 온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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