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 최대 맹꽁이 서식지로 알려진 대구 달성습지에서 맹꽁이 축제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정작 주인공인 맹꽁이를 볼 수 없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펼쳐졌는데요.
무슨 일인지, 김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사리손으로 장난감을 돌려 직접 맹꽁이 울음소리를 들어봅니다.
조심조심 망치를 두드려 맹꽁이가 살 집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멸종위기종 맹꽁이의 서식지인 대구 달성습지에서 열린 맹꽁이 축제.
하지만 '맹꽁이야 놀자'라는 표어가 무색하게 장난감과 체험 행사뿐, 정작 주인공인 맹꽁이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김대영 / 대구 달성군 : 맹꽁이 축제라고 해서 맹꽁이를 보러 왔는데, 아이한테 보여주고 싶었지만, 맹꽁이를 볼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고요. 저도 어렸을 때 많이 못 본 종류라서 많이 보고 싶었는데 못 본 게 제일 많이 아쉬웠던 거 같습니다.]
축제가 시작된 2014년 이후 맹꽁이 개체 수가 관측도 힘들 만큼 줄면서 '맹꽁이 없는 맹꽁이 축제'로 전락한 겁니다.
이곳 달성습지에서는 10년 전, 8만 마리가 넘는 맹꽁이가 관측됐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듬해부터 수가 급격하게 줄더니, 최근 몇 년 동안은 울음소리조차 들을 수 없는 해가 늘었습니다.
축제를 주최한 대구시는 맹꽁이가 왜 사라졌는지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땅속에 사는 맹꽁이의 생태 상 제대로 된 실태조사도 어렵습니다.
기후변화에다 습지 주변으로 고속도로가 나는 등 도시 개발이 거듭된 영향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김대호 / 양서류 연구원 : 맹꽁이가 이렇게 활동하는 주 무대인 지역 쪽으로 이렇게 도로가 뚫리면서 (서식지가) 절단되고, 단절되고 이런 상황이라 맹꽁이가 계속 감소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있는 거죠.]
우선 대구시는 맹꽁이가 알을 낳고 번식할 수 있는 인공 웅덩이를 만드는 등 대책을 세울 방침입니다.
하지만 맹꽁이가 종적을 감춘 지 이미 몇 년이 흘렀는데도 손을 놓은 채 축제만 열어왔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VJ: 김지억
그래픽: 박유동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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