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7월 27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김언경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오늘은 화성 아리셀 배터리 공장 폭발 화재 사고 관련 보도를 짚어보신다고요?
◆ 김언경 > 네 아리셀 참사는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정말 큰 산재사고였는데요. 발생 초기에는 보도가 분명히 많았거든요. 그런데 제 느낌에 최근에는 보도가 별로 없는 것 같이 그렇게 느껴졌어요. 다른 참사와 달리 23명의 사망자 중에서 18명이 이주 노동자라는 점 다시 말해서 내국인 사망자가 적다는 점에서 혹시 이로 인해서 언론의 관심이 좀 소홀한 것 아닐까 이런 것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또한 진상규명과 배보상 등의 문제 등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한데 이런 내용들을 좀 찾아보자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오늘은 6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한 달 정도의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에 대한 언론 보도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 최휘 > 그럼 먼저 보도량 먼저 살펴볼까요?
◆ 김언경 > 제가 평소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서비스 빅카인즈를 통해서 서비스되는 모든 매체의 보도량을 점검을 하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고요. 빅카인즈에서 종합일간지 보도량만을 체크해 봤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참사와 비교하고 싶어서에요. 우선 10개 종합일간지에서 6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아리셀이라는 키워드를 넣었을 때 나오는 총 보도는 967건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한 달 간의 보도죠. 이 보도량이 적다면 적고 또 많다면 많은 보도량인 것 같아요. 그래서 비교를 위해서 같은 조건 그러니까 발생일부터 한 달간 10대 종합일간지에서 어떤 참사를 어떻게 보도했나 좀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태원 10.29 참사의 경우에는 한 달간 1만 1,211건의 보도가 10대 일간지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비하면 아리셀 산업재해 참사는 이태원 참사에 비하면 정말 보도량이 적다라고 생각이 들죠. 967건이니까요. 그래서 또 아리셀 참사는 이태원 참사에 비하면 사망자 숫자가 워낙 적은 편이잖아요. 그래서 다른 사고들을 비교를 해봤습니다. 사망 9명, 중상 8명이 있었던 2021년 광주의 합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의 경우에 한 달간 302건이 보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인부 6명이 사망했던 2022년에 광주 화정 아파트 붕괴 사고의 경우에는 782건을 보도했더라고요. 그러니까 2014년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 발생했던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 사고도 있었어요. 이것도 찾아보니까 259건 정도 보도됐습니다. 제가 지금 말씀드린 것을 들어보시면 아리셀 참사는 비교적 그래도 이런 그러니까 산업재해 치고는 보도량이 많은 편이었다라고도 보여집니다. 다른 비슷한 참사 사망자 수가 정확하게 같거나 이렇지는 않지만 비슷비슷한 산업재해들과 비교해 봤을 때 외국인 이주 노동자가 많아서 소홀하게 보도했다 이렇게는 보이지 않는 그런 보도량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빅카인즈에서 서비스하는 13개 경제일간지의 한 달간 보도량을 살펴보니까 1,008건으로요. 10대 일간지보다 또 경제지의 보도량이 조금 더 많기도 했습니다.
◇ 최휘 > 워낙 대규모 폭발 화재 사고였고 사망자가 23명에 달하는 굉장히 많은 사망자가 나온 사건이었기 때문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의 보도량은 어떤가요?
◆ 김언경 > 한 달간의 10대 종합 일간지에서 나온 967건의 보도 중에서 6월 24일 그러니까 참사 날 123건 그리고 25일 229건 그리고 27일에 129건, 28일에 54건 이렇게 사고 초기에는 정말 보도량이 많이 나왔습니다. 7월 초에도 7월 5일까지는 20건 이상의 보도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요. 7월 6일 이후부터 24일까지 이 시기에 보도량이 매우 적습니다.
그나마 7월 10일에 21건이 보도되었는데 이날 무슨 내용이 보도됐나 보니까 아리셀 산재 피해자 가족협의회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 이 두 단위가 기자회견을 통해서 에스코넥 및 아리셀 대표, 박종헌 아리셀 총괄본부장 등 5명을 고소 고발했다고 밝힌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내용이 보도됐고요. 7월 11일에도 11건 비교적 이게 이 시기에는 많은 보도량이거든요. 그런데 이 보도가 왜 됐나 살펴보니까 아리셀 화재 희생자 4명 유족이 장례를 결정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습니다. 그나마 이렇게 반짝 보도들이 나오고 7월 12일부터 7월 2 4일까지는 하루에 1건 나오는 날도 있고 2건, 3건 이런 식으로 굉장히 보도량이 가장 많이 나왔던 것이 66건 정도 나올 정도로 보도량이 확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최휘 > 지금까지 보도량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이번에는 아리셀 참사 관련해서 지금 상황이 어떤지 정리해 주실까요?
◆ 김언경 > 지난 17일 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는 화성시 모두누림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유족 20명이 참석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청하고 나섰는데요. 유족들의 주장을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아직도 수사본부로부터 그날의 진실을 듣지 못했다 이렇게 주장하셨습니다. 아리셀 측은 지난 7월 5일 1차 교섭 이후 교섭을 담당할 실무자도 배치하지 않은 상태로 시간만 끌고 있다라고 이렇게 지적을 한 건데요. 또한 가족협의회와 대책위에서는 사측에 유족에게 개별 접촉을 중단하고 대표단과 교섭에 임하라 이렇게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족협의회와 대책위는 먼저 유족들은 진실 규명이 되기 전에 보상 얘기는 꺼내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라면서 사측이 진정성 있게 잘못을 인정해야 이후 보상에 대해서도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했다고 합니다.
◇ 최휘 > 그러니까 유가족은 먼저 진실 규명과 진정어린 사과가 있은 후에 보상 이야기를 하자는 거군요. 하지만 보상 이야기를 피할 수는 없을 텐데요. 제가 최근 한 기사를 봤는데 이주 노동자 사망 사고가 나면 어떤 비자를 가지고 있고 또 고용 형태가 어떤가에 따라서 보상금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관련해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 김언경 > 네 이주 노동자의 비자는 법적 지위를 결정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고 합니다.
체류 기간 취약 업종 정부 지원은 물론이고 심지어 이주 가능성까지 결정을 하고요. 산업재해 발생 시에 회사의 보상금 책정 기준으로도 작용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안타깝지만 이주 노동자의 경우에는 이 비자에 따른 차별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아리셀 참사로 희생된 이주노동자 18명 중에서 다행히도 미등록 노동자는 1명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17명이 중국 동포였습니다. 이 중에서 11명이 재외동포 비자라고 부르는 이른바 F4 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 최휘 > 어떤 비자인가요?
◆ 김언경 > 이 F4 비자는 꽤나 안정적인 비자입니다.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한 국내 거소신고번호가 부여되고요. 금융거래나 부동산 거래도 보장되며 내국인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단순 노무 등의 일이 아니면 취업 제한도 없습니다. 3년 단위로 체류기간을 연장해서 무기한 체류도 가능해서 사실상 한국인과 다를 바 없는 법적 지위를 주는 그런 비자입니다.
F4 비자가 아닌 이들도 영주권 비자, 결혼이민 비자 동포에게만 발급되는 방문취업 비자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돌아가신 분들이요. 따라서 고용허가제로 들어와서 사업장 변경마저 제한하는 비전문 직업 그러니까 E9 비자를 가진 분들이나 아예 미등록 이주 노동자에 비하면 이번에 돌아가신 분들의 경우에는 사실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라고도 보실 수 있어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되는 비자를 가진 중국 동포분들이 정작 아까 제가 말씀드렸는데요. 단순 노무의 일이 아니면 취업 제한도 없다라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단순 노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바로 F4 비자는 단순 근무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한계가 있어요. 왜냐하면 이분들은 실제로 한국에 오시게 되면 당장 생계를 위해서 그러니까 이삿짐, 운반, 택배, 건설업, 도소매, 가사노동 등의 일밖에 일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그게 현실이래요. 그런데 이분들은 단순 노무로 취업을 하면 안 된다. 이들은 질 높은 일자리만 취업을 해야 된다라는 그런 F4 비자가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 많은 분들이 결국은 불법 취업이라는 길로 들어서게 된다고 합니다.
◇ 최휘 > 네 우리가 또 짚어봐야 할 게 중대재해처벌법입니다. 이렇게 한 사업장에서 큰 사고가 나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가요?
◆ 김언경 >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아리셀 공장이 리튬 전지와 같은 자연 발화성 물질을 적정한 취급 기준을 준수해서 보관해 왔는지 그리고 외국인 파견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해서 사전에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졌었는지 등이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아리셀 공장은 상시 근로자 5명 이상인 사업장이고요. 또 근로자가 작업 중에 실제로 발생하는 실제로 사망하는 이런 결과가 발생했기 때문에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형사처벌될 수 있습니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서 이렇게 형사처벌될 경우에는요. 손해액의 최대 5배 이내에 징벌적인 손해배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책위에서는 아까 말씀드린 그런 개별적인 보상을 제한했다고 그랬잖아요. 그것 말고 대형 재난사고에 대한 통상적인 위자료 수준도 생각하지 않았고 중대재해처벌법상 징벌적 손해배상 등도 적절하게 반영되지 않은 그런 제안이었다는 점도 지적을 했습니다.
◇ 최휘 > 그렇군요. 이럴수록 우리 언론이 이 참사를 기억하고 계속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짚어주신 이 산적한 문제들 꼼꼼하게 보도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 김언경 >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까 말씀드린 내용들이 사실 우리 언론에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열심히 찾아서 대책위에서 내온 보도자료 등을 통해서 말씀드린 건데요. 게다가 최근에 나온 보도자료에는요.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입히는 언론 보도가 있다라는 내용도 들어 있었습니다. 대책위는 악의적 보도와 논설 등은 가해자인 에스코넥 아리셀의 가해자 책임 회피를 위한 의도적인 교섭 회피 피해자들에게 당연히 주어져야 할 권리들이 침해받고 있는 상황을 교묘한 글장난으로 진실을 가리고 있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 가족들에게 결과적으로 그 언론 보도가 2차 가해를 입히는 결과로 나타난다고 우려를 했어요. 이 보도자료에서 제시한 사례를 보면 한 경기 지역 언론의 보도에서는 피해자 가족에게 지원되는 지원금은 1차적으로 세금으로 지원되지만 지자체는 이후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서 이를 회수하게 되는데 이러한 사실을 교묘히 흐리고 있다고 지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렇게 보도가 되면 국민들은 우리 혈세로 왜 그들에게 지원을 하느냐 이런 또 비판의 목소리가 생기잖아요. 그래서 이런 보도에 대해서 지적을 한 것이고요. 또 뭐 석간지 논설 아리셀 참사와 외부 세력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지적을 하면서 이 사설은 그러니까 논설은 제목부터 사실관계를 왜곡해서 피해자 가족과 대책위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고요. 이 논평이 4명의 유가족 대표로 구성된 협의회를 마치 자격도 없는 대표 1인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것으로 말하는가 하면 피해자 가족의 현재 심경과 처지를 감안해서 공식 발표 외에는 언론과 유가족들의 접촉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마치 대책위가 일방적으로 언론의 취재를 제한하고 있다라고 왜곡해서 보도했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이들은 다시는 이런 중대재해 참사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부터라도 언론은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 가해자의 책임을 밝히는 데 함께해 달라 이렇게 요청했습니다.
◇ 최휘 >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언경 > 감사합니다.
◇ 최휘 >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 연구소장이었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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