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 산불이 덮친 마을에 살던 주민들은 심각한 피해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데요.
피해 상황을 전해달라는 제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동훈 기자가 제보 영상을 모아 보도합니다.
[기자]
인적 없이 평화로워 보이던 산골 마을로
갑자기 불똥이 잔뜩 날아듭니다.
고작 2분여 만에 멀리서 불이 타오르는 모습이 보이고,
잠시 뒤에는 가로수 앞 풀숲에서 무섭게 불이 번져나갑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 곳곳에서 화염이 치솟아 오릅니다.
제보자는 불이 번질 당시 마을에 있었던 어머니가 겨우 대피에 성공해 목숨을 건졌지만 집을 잃고 충격에 휩싸여 있다고 전했습니다.
[함슬기 / 경북 영덕군 영덕읍 : 도랑이 있는데 그쪽으로 해서 이제 기어서 다른 동네까지 이제 1시간 정도 걸어가셨다고 해요. (어머니께서) 지금 트라우마가 너무 심하다 보니까 지금 뭔가 이렇게 기력이 많이 없으신 것 같거든요.]
사방이 불타는 도로를 달려 겨우 탈출한 시민도 있습니다.
도로 바로 옆에서 커다란 불기둥이 솟구쳐 오르고, 불타는 언덕은 마치 화산이 끓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제보자는 사방에서 불길이 휘날려 오금이 저릴 정도였지만 돌아갈 수 없어 계속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경북 영덕군 지품면 피해 주민 : 주변에 막 좀 불바다처럼 온통 불밖에 없고, 마지막에 나올 때는 약간 생명에 위협이 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곳곳에 불길이 번져 건물들이 타오르고 있는 산골 마을에서 트랙터 한 대가 흙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단수로 물이 나오지 않자 마을 주민이 직접 임기응변으로 흙을 뿌려가며 산불이 건물에 옮겨붙지 않게 애쓰고 있는 겁니다.
다음날 해가 뜨자 쑥대밭이 된 마을이 드러났습니다.
건물 수십 채가 불에 타 무너져 내렸고, 줄지어 선 사과나무들은 앙상하게 탔습니다.
[경북 청송군 파천면 피해 주민 : (지금도) 건물 더미에서 연기가 조금씩 피어오르는 곳이 있어요. (마을에) 인삼밭을 경작하시는 분도 계시고 배밭을 농사짓는 분도 계신데 거의 다 탔죠.]
외벽이 검게 그을린 건물 창문이 모조리 깨졌습니다.
깨진 창 안쪽으로 보이는 건물 내부는 완전히 다 타 아수라장입니다.
[최영락 / 경북 영덕군 지품면 피해 주민 : 아버지가 지으신 집인데 25년을 살았습니다. 진짜 말이 안 나옵니다. 너무 화도 안 나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평화롭던 일상을 덮친 화마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본 시민들은 그저 망연자실한 채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영상편집 : 변지영
화면제공 : 시청자 제보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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