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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깡패' 이대원 과수원...직접 봐야 하는 이유

2026.09.27 오전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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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단의 신사, 과수원의 화가로 불리는 이대원은 우리나라 근현대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동안 국공립 미술관에서 제대로 작품을 모아본 적이 없었는데요,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번에 제대로 된 회고전을 마련했습니다.

압도적 풍경의 과수원 대작들이 어떻게 나오게 된 건지 김정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분홍의 복숭아꽃과 하얀 배꽃이 7미터 화폭을 가득 채웠습니다.

이대원 말년 대작으로, 압도적 풍경이 관람객을 봄의 한가운데로 불러들입니다.

석양에 붉게 타오른 사과나무!

가을 녘 황금 들판은 샛노랗게 익어갑니다.

계절의 흐름 속에서 원색의 찬란함을 드러내는 이대원의 과수원은 단 하나 똑같은 풍경이 없습니다.

'서양 물감으로 그린 동양화'로 불리는 작가의 그림엔 전통 자수의 색감과 자개의 빛, 동양화의 필법이 모두 녹아 있습니다.

색실처럼 꼬아 올라간 나무줄기와 곳곳에서 반짝이는 색점!

경복궁 담 넘어 가을 단풍에 취한 인왕산은 남청빛 서늘한 겨울 기운 속에서도 선명한 색채를 알알이 품고 있습니다.

[배원정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자수의 색과 나전의 빛, 동양화의 점과 선 이런 말년 대작의 공간을 통해서 농원이 더 이상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라 동양 사상이 완전히 치화돼서 표출된, 완성된 하나의 산수공간이었다라는 것을 보시면서….]

학창시절부터 그림에 재능이 많았지만 아버지 반대로 법대에 진학한 이대원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

주말마다 찾은 고향 과수원은 그의 작업실이 됐고 1957년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비전공자라는 한계를 넘어 화단 최고의 행정가까지 역임한 독특한 이력!

상업화랑을 운영하면서 박수근, 장욱진, 김환기 등의 작품을 해외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도 했습니다.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친구이자 고고 미술학자 김원룡은 작가의 성정을 닮은 그림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정직하고 밝은 그림은 오히려 치열한 조형적 탐구를 가리며 새로운 미술사조에 밀리기도 했습니다.

[김인혜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이제는 k아트, k미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런 시대 속에서 이분이 했던 질문들, 우리 고유의 전통, 자수 민화 공예품 이런 것들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접목시킬까 하는 이 이슈를 이분은 훨씬 앞서서 몇십 년 전부터 연구하고 연구한 결과물로서 이런 작업을 이미 하셨다는 거예요. 그건 굉장히 놀라운 일이고….]

국립현대미술관이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이대원 작품을 개인과 기관 50여 곳에서 모았습니다.

대작들이 많은 만큼 운송과 설치 과정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배원정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5미터, 7미터짜리 대작이다 보니까 저희가 작품을 먼저 설치를 하고 벽을 따로 나중에 세울 정도로….]


12살에 그린 백일홍부터 이대원을 대표하는 과수원 대작 작가가 깊은 애정으로 소장했던 전통 공예품까지 이대원 삶과 예술의 궤적을 따라간 이번 전시는 깊어가는 가을, 관람객들의 발길을 미술관으로 불러 모읍니다.

YTN 김정아입니다.

영상기자 : 곽영주

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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