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가 안정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매달리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이란 비핵화'를 전면에 내걸며 태세를 전환했습니다.
심지어 이란 전쟁을 '짧은 소풍'에 비유하며 곧 전쟁이 끝나고 유가가 급락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는데요.
유가 폭등의 책임을 안보 프레임으로 덮으려는 선거용 승부수라는 분석 속에 이란은 최후의 날 전쟁까지 거론하며 대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의 봉쇄를 피해 북부 카스피해와 육상 국경으로 필수 물자를 들여오려던 이란의 우회 무역로가 물리적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카스피해 화물선 접안이 막히고 육상 국경마저 극심한 트럭 정체로 발이 묶이면서 이란 내부의 식량난은 임계점에 달했습니다.
궁지에 몰린 이란은 카타르를 통해 해상봉쇄 해제와 동결 자금 반환 등을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타진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패배 직전에 몰려 매달리고 있다며 이를 거절하고 협상 목표를 '이란의 완전한 핵 포기'로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심지어 7개월이 지난 참혹한 전쟁을 가벼운 '소풍'에 비유하며 조기 종전과 승리를 장담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이란은 절대 핵을 갖지 못합니다. 곧 우리가 승리할 것이고, 기름값은 폭락할 것입니다.]
이 같은 태세전환의 배경에는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11월 중간선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름값 폭등 속에 해협을 열어봤자 남는 건 굴복했다는 비판뿐입니다.
차라리 경제적 고통을 핵 야욕을 꺾기 위한 애국적 대가로 포장하려는 계산입니다.
선거 판도를 물가 실정에서 강력한 최고사령관의 면모로 바꾸려는 안보 쇼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짧은 소풍'이라는 트럼프의 가벼운 수사와 달리 이란은 정권의 명운을 내놓으라는 비핵화 요구를 일축하며 종말적 전쟁을 경고했습니다.
[호세인 모헤비 /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 : 미국은 패배를 인정하고 중동에서 철수하는 것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번 전쟁은 분명히 그런 결말을 맞게 될 것입니다.]
유가 폭등의 책임을 덮기 위해 비핵화 카드로 판을 키운 미국의 베팅과 이란의 결사 항전이 충돌하면서 전쟁의 출구 찾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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