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Z세대 단체, 바퀴벌레국민당(CJP)이 선거관리위원회의 불공정 의혹을 겨냥해 수도 뉴델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려고 하자 당국이 경찰 수만 명을 투입해 CJP 지도부와 시위 참가자 수천 명을 무더기로 체포했습니다.
CJP는 성명을 통해 현지 시간 10일 오전 델리 공항에서 아비지트 딥케(31) 창립자와 사우라브 다스 공동 창립자, 아슈토시 란카 대변인 등 지도부 3명이 경찰에 구금됐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TV 영상에는 델리 공항에 도착한 기내에 있던 딥케 창립자가 경찰관들에게 "나는 체포되려고 왔다. 나를 체포하라. 당신들이 두렵지 않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이들은 지난 8일 남부 벵갈루루에서 시위를 벌인 뒤 뭄바이를 거쳐 항공편으로 델리 공항에 도착했다가 붙잡혔습니다.
CJP는 애초 10일 오전 델리의 정부 지정 시위 장소인 '잔타르 만타르'에서 시위를 시작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찰 당국은 어제 집회 신청서가 늦게 제출됐다는 이유로 시위를 불허하고 이에 불응하는 인원에 대한 사법 처리를 예고했습니다.
또 대규모 치안 인력을 시위 장소를 비롯한 델리 전역에 투입하고 시위대가 '잔타르 만타르'에 집결하지 못하도록 차단했습니다.
경찰은 시내 주요 진입로에 바리케이드와 콘크리트 블록을 설치해 차량 통행을 막고 검문검색을 실시했으며, 버스도 세워서 시위자 탑승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또 45개 지하철역과 시장이 폐쇄되고 뉴델리로 향하는 열차 여러 편의 운행이 취소됐으며, 시위 예정지와 도심지 등의 모바일 이동통신망도 차단됐습니다.
경찰은 아울러 시내 곳곳에 물대포나 최루탄 발사기가 장착된 시위 진압 차량을 배치하고 5인 이상 집회를 금지한다고 경고 방송을 했습니다.
하지만 델리 도심에서 시위대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선관위를 비난하고 "혁명 만세" 같은 구호를 외치며 달아나다가 경찰에 붙잡혀 수십 명씩 경찰 버스편으로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다른 시위자들이 속속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경찰은 또 마르크스주의 인도공산당(CPI-M) 지도자 브린다 카랏과 K.K. 샤일라자, 인스타그램 팔로워 천9백만 명을 보유한 평론가 드루브 라티도 체포했습니다.
아울러 시위를 취재하던 현지 온라인 매체 두 곳의 기자 4명과 델리 대법원 청사 밖에서 시위하던 일부 변호사들도 연행됐습니다.
이에 야당 보통사람당(AAP)의 아르빈드 케지리왈은 성명에서 "'바퀴벌레'들이 항공편에서 내리자마자 체포하는 것은 (정부의) 유례없는 수준의 두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절대 독재 치하에 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다른 야당 의원 존 브리타스는 AP에 "도시 전체가 포위됐다. 시민들이 쫓겨나고 있다"면서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있느냐"라고 반문했습니다.
앞서 CJP는 선관위가 유권자 명단을 모디 총리의 집권 인도국민당(BJP)에 유리하게 바꿨다는 의혹과 관련해 갸네시 쿠마르 선관위원장의 사퇴와 선관위 독립성·투명성 강화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쿠마르 위원장은 유권자 명단 개정 과정에서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선관위원 2명의 문제 제기와 항의를 10여 차례 받았으며, 이를 통해 그가 야당 지지자들은 명단에서 대량 삭제하고 여당 지지자들은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선관위는 명단 개정 과정에서 거주지 이전 유권자 약 6천3백만 명, 소재 파악이 불가능한 약 3천만 명, 사망자 2천8백만 명 등 약 1억3천만 명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이 같은 수치가 유권자 명단 초안 작성 단계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류된 대상을 가리키는 것이며, 잘못 삭제된 유권자는 다시 명단에 등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YTN 정유신 (yus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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