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케이팝 아이돌에게 데뷔 7년 차는 해체 위기가 몰려오는 '마의 시간'으로 통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10년 이상 팀을 유지하고, 재계약하는 장수 그룹이 늘어났는데요.
분위기가 달라진 배경과 그 뒤에 숨은 승자독식 양극화의 현실을 이준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데뷔 10년 차에 전원 재계약을 마친 NCT 127이 정규 7집 '블링이'로 돌아왔습니다.
[태용 / 그룹 NCT 127 멤버 : NCT 127로서, 또 NCT로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길에 회사를 믿고 서로를 믿는다는 의미로 이제 전원 재계약을 했습니다.]
멤버 입대로 인한 이른바 '군백기'에도 5인 체제로 유연하게 대응했습니다.
[해찬 / 그룹 NCT 127 멤버 : 기존에 나왔던 곡들 또 5인 버전으로 재해석해서 하는 건 정말 이번 공연밖에 볼 수 없으니까, 한정판이라 생각하시고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NCT의 쌍두마차인 드림 역시 최근 전원 재계약에 성공했고, 세븐틴과 방탄소년단은 '재재계약'까지 이뤄내며 '장수'를 K-팝의 새로운 표준으로 만들었습니다.
[에스쿱스 / 그룹 세븐틴 멤버 : 계속해서 13명에서 많은 길을 나아갈 예정이고. 그 자리에 한 멤버로서, 한 리더로서 멤버들 잘 챙겨서 앞으로 잘 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제적이거나 파격적인 재계약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스트레이 키즈는 6년 차에 일찌감치 재계약 도장을 찍었고, 에이티즈는 7년이라는 이례적인 초장기 재계약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성화 / 그룹 에이티즈 멤버 : 숫자는 눈에 너무 잘 보이잖아요. 근데 그 칠 년이라는 숫자가 팬분들과 같이 걸어가는 길에 있어서 되게 하나의 확신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재계약)했고.]
유연하게 팀의 울타리를 유지하는 '따로 또 같이' 모델도 이젠 광범위하게 정착하는 분위깁니다.
샤이니나 블랙핑크처럼, 소속사가 달라지더라도 팀 활동은 기존 기획사에서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지수 / 그룹 블랙핑크 멤버 (위버스 라이브 방송) : 저희는 사실 연습생부터 같이 했으니까 거의 15년 넘게 같이 있던 거여서, 제 인생의 반을. (블랙핑크와 함께했죠.)]
막대한 글로벌 팬덤과 수익을 창출하는 팀의 브랜드를 지키려는 산업적 실리에, 만개하기 시작한 음악적 열정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김도헌 / 대중음악평론가 : 아이돌 멤버들이 칠 년 동안 활동을 하고 나면 아직 펼치고 싶은 꿈과 그룹의 활동을 통해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남아 있을 수도 있거든요. 한창 창작 활동에 매진해야 할 시기고 음악적 동료들도 많이 확보한 상황이란 말이에요.]
하지만 잘 나가는 그룹과 그렇지 못한 그룹 사이 양극화도 뚜렷합니다.
최근 30년 동안 데뷔한 아이돌 천백여 개 팀을 전수 분석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5%가 3년도 버티지 못했고, 평균 생존 기간은 4.12년에 불과했습니다.
단일 앨범 100만 장을 넘기며 흥행한 그룹은 1.6%에 그쳤습니다.
[김정섭 /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 : 승자독식 체제, 그러면서도 초기의 성과가 향후의 투자, 생명력을 좌우하는 매우 빡빡한 시장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케이팝 생태계가 더 풍요로워지기 위한 열쇠는 이 같은 양극화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소형 기획사를 위한 공동 인프라 구축과 '문화 금융' 같은 정책적 뒷받침으로, 더 다양한 시도가 결실을 맺을 토대를 만들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영상기자 : 이수연
디자인 : 김유영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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