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취임 뒤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진행합니다.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과 함께 당의 주요 정책 대안과 비전 등을 포괄적으로 제시한다는 계획인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장동혁 / 국민의힘 대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원식 국회의장과 동료 의원 여러분, 김민석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국민의힘 당 대표 장동혁입니다.
지난달 다보스포럼에서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6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에는 ‘세계가 벼랑 끝에 있다’라는 제목이 붙어있습니다.
1,300명의 세계 각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향후 2년간 세계가 안정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0%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제재, 규제, 공급망 무기화와 같은 경제·정치적 수단들이 늘면서 지경학적 대립과 국가간 무력 충돌이 확대되고, 다자주의 후퇴와 보호주의 심화가 전통적 국제관계와 무역·투자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UN 창설 이후 80년 동안 유지되어 온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가 흔들리면서, 법보다 힘이 앞서는 ‘패권 경쟁의 시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는 세계가 직면한 패권 경쟁의 단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중국이 남미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왔습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 수출 원유의 80%를 수입하고, 중국 위안화로 석유 거래를 해서 미국의 ‘페트로달러’ 체제를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통신망과 주민 감시 시스템, 군사 방공망에 이르기까지, 마두로를 등에 업은 중국의 영향력은 막강했습니다.
미국은 마두로 체제를 무너뜨림으로써, 베네수엘라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사실상 제거했습니다.
결국, 베네수엘라 사태는 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한 미국의 패권주의적 전략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이란 사태 역시, 미·중의 지경학적 패권 구도에 주목해야 합니다.
미국은 이란 정부의 강제 진압을 ‘인권 탄압’으로 규정하여 대규모 함대를 파견하고 하메네이 정권 제재에 나섰습니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레짐 체인지로 이어질 경우,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현재 중국의 전체 원유 수입 가운데 이란산 원유가 10% 안팎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남미 거점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 거점 이란까지 잃게 되면, 중국은 저가로 원유를 조달해 오던 핵심 공급국들이 없어집니다.
원유 조달 비용 상승과 공급 불안으로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빠지고, 중국과 유럽을 잇는‘일대일로 사업’까지 물거품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실제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든, 이란 사태의 향배가 미·중 패권 경쟁에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지난 1월 27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로 되돌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의 비준 지연을 이유로 댔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 공화당 법사위원회는 관세 인상 발표 직후, ‘쿠팡과 같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으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라는 입장을 공식 계정에 올렸습니다.
미국 밴스 부통령은 김민석 총리에게 쿠팡 사태부터 따졌고, 트럼프 2기 인수위에도 관여했던 조 론스데일 팰런티어 창업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 근로자들과 성장, 무역 관계를 희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쿠팡 사태가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통상 마찰의 뇌관이 된 것입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의 선택을 묻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쿠팡에 대한 과도한 제재가, 중국 C-커머스의 한국 시장 잠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동맹국인 한국의 데이터 주권, 유통 주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중대한 침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물론,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은 비판받아 마땅하고,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어설프고 감정적인 접근으로는, 국익도, 국민 안전도 지켜내기 어렵습니다.
지금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일방 통과시킨 「정보통신망법」개정안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AI·가상화폐 차르(Tsar, 총괄책임자)는, ‘무역 제재, 비자 발급 거부 등 모든 수단으로 맞서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까지 내놓았습니다.
결국, 이러한 일련의 흐름이 복합되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을 불러온 것입니다.
베네수엘라에는 델타포스를 보내고 이란에는 함대를 보냈지만, 한국에는 관세 폭탄을 떨어뜨린 것입니다.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이러한 비군사적 제재가 훨씬 더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당장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는 25% 관세를 적용받는 동안 7조 2천억 원의 천문학적인 관세 비용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통상 협상을 제때 제대로 매듭짓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옳으냐 그르냐, 그런 문제를 따질 상황이 아닙니다.
눈앞에 닥친 현실을 인정하고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플랫폼 전략을 세우고, 불평등 규제라는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미 통상 이슈를 치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정말 실용적인지도 점검해봐야 합니다.
미국 가서 ‘땡큐’하고, 중국 가서 ‘셰셰’하는 외교는 ‘실용외교’라 할 수 없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선택이 없듯, 모두를 만족시키는 외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중국과의 관계 개선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외교는 결국 한미동맹을 토대에 둬야 합니다.
한미동맹이 흔들리면 한중관계에서도 열세에 놓입니다.
문재인 정권 시절 초라한 ‘혼밥외교’가 한중관계의 냉정한 실상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패권 경쟁의 영향으로 중국이 어느 정도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든 얼굴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한미동맹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필요한 일이 있다면 협력해 나갑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미국이 주도하는 재건 사업이 시작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한미동맹 강화는 물론 우리 국익을 늘리는 길이 될 것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알래스카와 그린란드 개발에도 대한민국이 참여할 길을 열어야 합니다.
국민의힘도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을 것입니다.
패권 경쟁의 속도가 높아질수록 국방의 중요성은 커집니다.
하지만, 이재명 정권은 국방을 강화하기는커녕, 우리 군의 전투력을 약화시키고, 국방 시스템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1조 3천억 원에 달하는 국방비 미지급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장병들에게 총 대신 삼단봉을 들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남북대화에 장애가 된다면서,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중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던 대북방송의 전원도 꺼버렸습니다.
더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내 ‘전작권 환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작권 전환은 권한이 아니라 책임을 넘겨받는 것입니다.
이를 감당하려면 막대한 규모의 국방비 인상 등 현실적으로 여러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 생명을 담보로 국방을 실험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남북관계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왜곡된 시각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우리가 오랜 시간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행위를 해서 북한에서 엄청 불안했을 것”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에, 국민은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언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실제로 대통령이 저런 인식을 갖고 있다면, 그 자체로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영토와 국민을 보호할 책무를 지닌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북한의 입장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입장에 서길 바랍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지키고, 올바른 남북관계를 세우는 데 힘을 쏟을 것입니다.
이 정권이 외면하고 있는 북한인권 문제, 국민의힘이 시민사회,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챙기겠습니다.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전작권 전환 스케줄을 우리 당 차원에서 준비하여 제시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재명 정부의 지난 8개월은, 해체와 파괴, 붕괴와 추락의 시간이었습니다.
단순히 정책의 실패가 아닙니다.
헌정질서를 해체하고, 사법질서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는 붕괴되고, 민생경제는 추락하고 있습니다.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시장경제를 바라보는 이 정권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이 정권은 경제의 성장엔진을 살리는 대신, 현금 살포라는 반시장적 포퓰리즘을 선택했습니다.
시장경제의 원칙을 부정하고, 이재명식 기본사회로 가는 확장 재정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습니까?
작년 11월 시중 통화량은 전년 대비 8.4%나 증가해서, 역대 최고인 4,498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재명 정권 출범 후 소비쿠폰 등 돈을 풀기 시작하면서, 8월 이후 4개월 연속 8%대의 높은 상승률입니다.
GDP 대비 통화량 비율은 150%를 넘어서, 70%대를 기록하는 미국에 비해 돈이 두 배 이상 더 풀렸습니다.
과도하게 풀린 돈은 고환율, 고물가를 불러왔습니다.
환율은 1,500원대에 육박하고 있고, 우리 원화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국제결제은행 BIS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 원화의 실질 실효 환율은 주요 64개국 가운데 63위입니다.
2024년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통화가 안정됐지만, 원화 가치는 10% 넘게 떨어져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습니다.
환율 폭등으로 수입물가는 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원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물가는 천정부지입니다.
쌀값은 전년 대비 18.9%나 올랐습니다.
사과 19.6%, 귤 15.1% 등 과일값도 크게 올랐고, 돼지고기, 소고기도 4% 넘게 올랐습니다.
경유 10.8%, 휘발유 5.7% 등 기름값도 크게 올랐습니다.
삼겹살, 김밥, 칼국수 같은 서민 외식 물가도 5%대의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습니다.
과도하게 풀린 돈에 무모한 부동산 정책이 더해지면서, 주거비용도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년 전보다 무려 19.3%나 오른 15억 2,162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평균 전세가격도 6억 6,948만 원으로 1년 전보다 5.8%나 뛰었습니다.
월세가 급격히 늘어 주택 월세 비중이 62.7%까지 치솟았고,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은 1년 사이에 13만 원 이상 올라 평균 147만 6천 원을 기록했습니다.
집을 팔기도 어렵고, 사기는 더 어렵고,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는 폭등하는 삼중, 사중의 부동산 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재명 대통령은 틈만 나면 ‘추경’을 거론하며, 돈을 더 풀 궁리만 하고 있습니다.
뿌릴 돈이 부족하니 ‘설탕세’까지 걷겠다고 합니다.
‘소금세’, ‘김치세’까지 나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미 우리는 과도한 돈 풀기의 역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소비쿠폰에 잠시 좋았던 국민은 폭등한 물가로 몇 배의 혹독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통화량 증가로 인한 고환율과 원화 가치 하락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만약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매표용 돈 풀기에 나선다면, 우리 경제는 회복이 어려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현금 살포가 아니라, 물가, 환율, 부동산 같은 기본부터 챙기고, 서둘러 산업구조 혁신에 나서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일자리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작년 고용률이 지표상으로는 62.9%,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참담합니다.
40대와 60대 이상은 취업자 수가 늘었지만, 20대, 30대, 50대, 모두 취업자 수가 감소했습니다.
특히 20대 취업자가 가장 많이 줄어서 무려 17만 명이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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