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항소심 선고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는데요.
오늘 항소심에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이승철 / 서울고법 부장판사]
동시에 위협하는 중대한 위험을 초래합니다. 피고인은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를 위시한 일련의 내란 행위에서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 시비를 차단하고자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헌법상 필수적 사전 절차인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듯한 외관을 갖추게 하고 비상계엄 선포의 후속 조치 중 하나인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의 이행 방안 등을 관계부처 장관과 논의하여 이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내란 행위에 있어 중요한 임무에 종사하였습니다. 나아가 피고인은 비상계엄 선포 후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기 위하여 허위로 공문서를 작성하였고 수사가 개시되자 대통령기록물이자 공용서류인 위 공문서를 폐기하였으며 윤석열의 탄핵 심판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증까지 하였습니다.
피고인은 국무총리로 대통령의 제1 보좌기관이자 행정부의 2인자이며 국가 최고 정책심의기구인 국무회의의 부의장으로서 대통령의 권한이 합헌, 합법적으로 행사되도록 보좌하고 잘못된 권한 행사에 대해서는 응당 이를 견제하고 통제해야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1970년경 행정부 사무관으로 임용된 이후 군 복무 중이었던 1972년 및 경제 관료로 재직하던 1970년부터 1980년경 있었던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 조치와 내란 상황을 경험하여 그러한 사태가 야기하는 광범위한 피해와 혼란, 그 심각성과 중대성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자신이 부여받은 권한과 지위에서 오는 막중한 책무를 져버리고 오히려 위와 같이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는 방법으로 내란 행위에 가담하는 편에 섰고 자신의 죄책을 감추기 위해 사후적인 범행들까지 저질렀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매우 무겁습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비상계엄의 충격으로 인해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반복하고 비상계엄 관련 문건 대부분을 직접 파쇄하였다고 하는 등 자신의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하고 있는 바 이러한 피고인의 태도는 국민과 역사 앞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매 순간 자책하며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피고인의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을 감안해 보더라도 그 비난을 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자신이 저지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합니다.
한편 피고인이 비록 내란중요임무에 종사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비상계엄이 있기 전까지 50여 년간 공직자로 봉직하는 동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등을 역임하면서 다수의 훈장과 포상을 수여받는 등 국가에 헌신해 온 공로가 있기도 합니다.
피고인이 이 사건 내란행위에 관하여 이를 사전에 모의하거나 조직적으로 주도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가담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기록상 찾기 어렵고 피고인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의결되자 대통령을 대신하여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를 소집, 주재하여 그에 따라 비상계엄이 약 6시간 만에 해제되었습니다. 피고인에 대한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위와 같은 불리한 정상 및 유리한 정상,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였습니다.
이상과 같은 예로 합의에 관여한 법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피고인에게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원심 판결 중 유죄 부분, 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5년에 처한다. 원심 판결 중 허위 작성 공문서 행사의 점에 대한 특별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피고인은 이 판결에 불복이 있으면 오늘부터 7일 이내에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할 수 있고 상고장은 이 법원에 제출하여야 합니다. 피고인은 구금되어 있으므로 구치소장에게 상고장을 제출하여도 됩니다. 이상으로 판결 선고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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