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립대 적립금 '11조'...등록금 인하는 '찔끔'

2013.04.16 오전 05:00
[앵커멘트]

어제 각 대학들의 취업몰입교육에 대해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적립금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지난해 반값등록금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었는데요, 전국 사립대의 적립금, 그러니까 쌓아놓은 돈이 무려 11조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때문에 반값등록금 이야기만 할 게 아니라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한동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국에서 가장 곳간이 넉넉한 사립대학교는 어딜까?

지난해 기준, 적립금을 무려 6천8백억 원이나 쌓아놓은 이화여자대학교입니다.

홍익대학교와 연세대학교가 각각 5천8백억 원과 4천5백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전국 250여 개 사립대의 누적적립금은 모두 11조 원으로, 해마다 느는 추세입니다.

한 해 예산 계획을 짤 때 실제보다 수입은 줄이고 지출은 부풀려 매년 짭짤하게 돈을 남겨온 결과입니다.

하지만 대학들은 반값등록금을 시행할 여력이 없을 정도로 경영 사정이 나빠졌다며 엄살을 떨고 있습니다.

올해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율은 겨우 0.5%로, 지난해의 고작 10분의 1 수준입니다.

[인터뷰:A 대학교 관계자]
"학교가 오래 가져갈 수 있는 사업이나 학생 지원 사업으로 쓰기 위해서 적립금을 활용하고 있는 거고요."

[인터뷰:B 대학교 관계자]
"학생들한테 등록금을 인하해서 등록금 완화해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우선순위가 있을 수도 있고..."

예산을 짜는 권한은 학교에 있는 만큼 학생들은 정해진 등록금을 꼼짝없이 낼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손나래, 대학생]
"저희가 등록금 내는 거에 비해서 학교에서 추가적으로 좋아지는 거나 교육적으로 나아지는 건 느껴지지 않는데..."

[인터뷰:정지혜, 대학생]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무슨 이유로 그렇게 되고 있는지 알려줬으면 좋겠고..."

적립금은 대학 자율로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돈으로, 마음만 먹으면 등록금 인하에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일부 시민단체는 이를 근거로 정부가 등록금 액수를 제한하는 등록금상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안진걸, 반값등록금국민본부 협동사무처장]
"등록금액을 일정하게 상한해서 대학들이 폭리를 취하지 못하게 하고 그럼에도 대학이 필요한 돈에 대해서는 국가가 OECD 평균 수준으로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해결이 된다..."

정부는 당장 내년 초부터 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해서 반값등록금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지금처럼 대학 자율에 맡겨서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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