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살충제 음료' 피의자 할머니 내일 검찰 송치...범인은 누구?

2015.07.26 오후 04:54
■ 노영희, 변호사

[앵커]
경북 상주의 살충제 음료수 음독 사건이 일어난 지 오늘로 12일째가 됩니다.

이제 내일이면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진실은 밝혀지지 못한 채 의혹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전문가 모시고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노영희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여러 가지 의문이 계속 남은 사건이 아닐 수 없는데요. 경찰이 내일 피의자 박 할머니를 검찰로 넘기지 않습니까?

이렇게 되면 경찰의 입장에서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황증거밖에 없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는 게 사실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기소를 하려면 증거가 직접증거가 있느냐, 정황증거가 있느냐, 이런 것들을 따지게 되는데요.

이 사건의 경우에 직접증거라고 하는 것은 농약이 들어있던 병, 그다음에 농약 성분이 들어있는 드링크제병이 할머니 집에서 발견됐다는 점하고 할머니 옷에서 메소밀이라고 하는 살충제의 성분이 묻어나왔다는 것, 또 스쿠터, 전동휠체어에서 나왔다는 것 등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 말고 나머지 것들은 간접적이고 정황적인 증거이기 때문에 더더군다나 제일 중요한 것은 드링크제나 사이다병, 농약병에서 할머니의 지문이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접증거가 없는 편이라고 볼 수 있어서 사실 난항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정황증거만 있는 상황에서 할머니를 기소하는 게 지금 가능할까요?

[인터뷰]
기소라고 하는 것은 검찰이, 즉 수사기관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제가 보기에는 기소는 할 것 같고요.

과거에도 예를 들면 만삭 의사 부인 살인사건이라든가 낙지살인사건이라고 불리는 사건에 있어서 간접증거만으로 기소한 예가 사실은 많습니다. 게다가 이건 살인사건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기소가 이뤄질 수밖에 없죠.

[앵커]
피의자 박 씨는 80살이 넘은 할머니인데 이러다 보니까 고령이 아무래도 문제가 되는 게 아니냐. 지금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해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고령이다 보니까 자신이 무죄라고 하더라도 무죄를 입증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 아니냐,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벌써 6일째인가 제대로 조사를 안 하고 있다고 알고 있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변호사가 선임되지 않기 때문에 조사가 지연되는 부분도 있습니다마는 할머니가 고령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요.

할머니 인지기능도 확실히 검사를 해 봐야 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할머니가 이 상황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를 하고 있는지 또 본인이 어떤 식으로 말하고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그 할머니의 정신감정이라든가 의사결정 상태가 정확하다는 것이 밝혀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태고 고령이기도 하고 할머니가 충격을 받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분에 대해서 우리가 함부로 조사를 한다고 하면 나중에 부실수사 논란이나 인권유린, 이런 문제가 대두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얼마 전 박 할머니의 변호사가 사임을 했는데 어떤 이유 때문에 사임을 했을까요?

[인터뷰]
변호사가 사임을 하는 이유는 한 세 가지 정도로 정리를 해 볼 수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변호사가 보기에는 유죄인 것 같은데 당사자가 끝까지 무죄를 주장한다든가 두 번째로는 당사자인 피의자하고 의사소통이 곤란하다든가 또 하나는 사건에 대해서 봤을 때 너무 난이도가 높거다 투자해야 할 시간이 너무 많다거나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현재 이 변호사가 선임되었다가 사임된 것에 대해서는 왜 그런지 이유는 잘 알 수가 없지만 지금 아직 기소가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는 국선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는 것이고요.

만약에 법원에 기소가 돼서 재판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법원에 요청을 해서 국선변호사가 강제적으로 선임이 되게 되거든요. 그때까지 박 씨 할머니 집에서 변호사 선임을 미룰 것인지 아니면 그 전에 사선을 선임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되겠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이 여러 가지 의문점을 갖고 진행되고 있는데 지금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은 검찰이 박 할머니를 기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재판이 열리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재판 결과, 지금 예단하기 어렵습니다마는 변호사 입장에서 보실 때 어떨 것으로 전망을 하시는지요?

[인터뷰]
일단 직접증거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될 수밖에 없고요. 그런데 지금 제가 듣기로는 경찰에서 확증할 수 있는 증거가 발견했다, 그런데 수사기법상 이것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밝혀지는 순간 피의자가 그것에 대비할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밝히겠다, 이러한 말을 하고 있거든요.

[앵커]
결국에는 재판 과정에서 그게 나올 수밖에 없겠군요.

[인터뷰]
그렇죠. 그래서 그게 어느 정도 확정된 증거인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수사과정에서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일지 않았습니까? 압수수색을 다 했다는데 살충제병이 새로 발견이 됐고 또 하루만에 경찰이 말을 바꾸기도 했고요. 이런 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인터뷰]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에 신빙성이라든가 이런 게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경찰에서 처음에 압수수색 할 때 발견되지 않았던 농약병이라고 하면서 이것에 대해서 확실히 다시 한 번 검사해 보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그다음에는 우리가 증거가치가 없어서 놔두고 온 것이다라고 말했거든요.

그런데 사실 가장 중요한 살충제에, 농약이 들어있는 박카스병, 그것이 증거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어요. 그렇게 따지면 경찰의 수사가 너무 급하게 이루어지고 너무 부실하게 이뤄진 것이 아닌가라는 판단이 들어요.

왜냐하면 사건이 발생한 날로부터 할머니에 대해서 사실은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었었고 할머니 한 명을 타깃으로 해서 수사망이 좁혀들어가는 형국으로 진행이 되다 보니까 이게 아무래도 짜맞추기식이 아니냐라는 의구심도 조금 들거든요. 그래서 아마 재판 과정에서 그런 것들을 변호사들이 충분히 소명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살충제병을 굉장히 중요한 증거로 경찰이 채택을 했는데피해자의 집에서도 이 살충제병이 발견됐거든요. 그렇다면 이게 증거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드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메소밀이라고 하는 살충제 성분은 2012년부터 판매가 금지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이전부터 대량으로 나와있던, 생산되었던 것들이 현재 돌아다니고 있다고 하는데. 이 메소밀이라고 하는 살충제 성분은 일반적인 농촌 가구나 농사 짓는 곳에는 흔히 쓰는 살충제였기 때문에 이것이 집에서 나왔다는 것만 가지고 사실은 그분을 꼭 범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앵커]
이번 경찰 수사 지켜 보면서 어떻게 보면 국민들 의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일단 하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범행동기입니다. 전날 화투를 치다 할머니들끼리 싸우셨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게 70년을 같이 지낸 할머니들을 살해할 만한 동기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거든요.

[인터뷰]
지금 경찰이 범행동기로 생각하고 있는 게 두 가지가 있죠. 하나는 10원짜리 화투를 치다 전날 피해자 할머니중 한 명과 싸웠다고 하고 3년 전인가 농지임대 관계로 인해서 싸웠다는 것, 혐의가 있는 할머니를 어른대접을 안 해 줬다는 것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을 것이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은 그런 것만 가지고 불특정다수지 않습니까?

6명이나 된다면. 그 사람들을 모두 다 위험을 빠뜨릴 수 있는 이런 살충제를 넣어서 사이다를 먹게 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받아들여지기가 어렵고 경찰이 주장하고 있는 동기라고 하는 것은 대개 사소한 부분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피해자 중 한 명이 자기는 괜찮게 잘 지냈다고 하거든요. 저희 어머니 같은 경우에도 연세가 있으시지만 10원짜리 화투 자주 치시면서 싸웁니다, 10원 더 내놔라, 20원 더 내놔라 하면서. 그런 거 가지고 사람을 죽이기까지 했을까, 이건 조금 약하죠. 동기 부분에서는.

[앵커]
동기부분에서도 의문이 있고 살충제병 증거 가치 효력에 대해서도 여전히 퀘스천 마크가 있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살충제병이 추가로 발견된 것을 놓고 제3의 인물이 있는 게 아닐까, 피의자 박 할머니 외에 제3의 인물이 갖다 놓은 것 아닌가, 이런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

[인터뷰]
열린 마음에서 수사를 다른 방향이나 다른 각도에서 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조금 특이한 게 이 마을이 할머니를 포함해서 86명이 살고 있는, 42가구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이거든요.

그래서 70년 이상 같이 산 사람들이란 말이에요, 전부 다. 그렇다면 과연 이 할머니가 같이 사이다를 마시는데 혼자만 안 마셨기 때문에 용의자로 좁혀졌지만 다른 사람들 그러면 과연 누가 이 할머니들한테 그런 마음을 품었을까. 이 박 씨 할머니를 용의자로 지목할 만한 안 좋은 관계에 있었을까. 예전에 피해자들을 죽이고 싶을 정도의 마음이 있었을까, 사건이 있었을까, 그런 것은 밝혀지지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부분을 생각해 보면 물론 제3자라든가 제3의 범행 동기라는 것은 찾아봐야 되는 것은 확실한데 경찰로서는 찾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 부분도 어려울 것이다?

[앵커]
경찰이 또 하나 꼽는 것이 할머니가 쓰러질 당시에 할머니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부분인데 80살이 넘은 할머니. 가족들은 전화 거는 법을 몰랐다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증거로 채택될 수 있을까요?

[인터뷰]
할머니들이 예를 들면 전화 통화 내역을 봤더니 해 봤더니 할머니는 발신한 정황도 있어서 할머니가 전화를 걸지 못한다는 것이 경찰 주장인데. 우리가 전화 오면 그냥 통화 버튼 눌러서 다시 전화하는 것 정도는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전화 거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은 119와 같은 그런 곳에 전화 거는 법을 모른다는 뜻일 것이고 아마도 여러 가지 정황을 생각해 보면 현재 나와 있는 휴대전화 통화 내역이라든가 이런 것만 가지고는 경찰 주장을 입증하기는 어려워보이죠.

[앵커]
경찰이 영장을 신청하면서 영장을 보면 할머니가 찍힌 CCTV 영상을 보면 할머니가 먼 곳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신고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런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할머니가 신고하지 않고 그냥 제자리에 앉아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도 영장을 신청할 때는 큰 사유가 됐는데 어떻습니까, 재판 과정으로 넘어가도 이 부분이 주목을 받을까요?

[인터뷰]
그건 매우 주목을 받을 만한 정황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기가 죄를 짓지 않았다면 누군가가 쓰러져 있고, 내가 아는 사람들이고 특히 같이 밥을 먹었던 사람이라면 당연히 119가 오면 그 사람들한테 알려주고 여기에 사람이 쓰러져 있으니까 같이 도와달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런데 할머니는 이상하게 119에 대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고 그래서 신 씨 할머니인가, 회관 밖에서 쓰러져 있는 그 할머니만 119 대원이 모시고 갔다는 것이지 않습니까?

만약에 이 할머니가 처음부터 회관 안에 쓰러져 있던 다른 사람들의 존재에 대해서 언급을 했다면 사망자가 늘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의견이 있어요. 그렇게 따진다면 이 할머니가 119에 신고하지 않았고 또 119 차가 왔을 때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이 상당히 이 할머니에게 불리한 정황이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할머니가 83세라는 겁니다.

83세 정도 되면 본인이 상황이 어떤 건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뭔가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혹시 나한테 뭔가 위험이 닥쳐올지 모른다는 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상황이라면 자기가 회피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어요.

[앵커]
조금 전에 인지기능 검사도 해 봐야 한다, 그런 부분도 연관이 되겠군요.

[인터뷰]
그렇죠. 왜냐하면 지금 당황하실 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것만 가지고 이것이 문제라고 할 수는 없고요. 만약에 제가 그 분의 변호사라고 한다면 법원에서 아마 감정을 신청하면서 그런 상태에서 할머니들이나 혹은 노인들이 어떠한 식의 패턴을 보이는지를 전문가에게 의견을 물어서 증거로 제출하는 방법을 채택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또 피의자 할머니는 계속 거짓말탐지기는 거부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왜 거부를 한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거짓말탐지기가 증거로는 사실 채택되지 않지만 99% 정도의 신뢰성이 있다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황이죠. 그래서 경찰에서는 할머니에게 3일 내내 거짓말탐지기를 한번 받아봐라, 이런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본인이 정말로 무죄라고 한다면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해서 당연히 무죄임을 적극적으로 소명하는 게 맞죠. 그러나 일반적으로 거짓말탐지기가 아무리 정확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당해야 되는, 조사에 임해야 하는 당사자로서는 혹시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할머니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저는 무조건 이 할머니가 용의자라고 하는 것을 더 확신시켜준다고 보지 않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은 내일 검찰로 넘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검찰이 수사를 한다면 어떤 점을 중요하게 봐야 할까요?

[인터뷰]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증거를 좀더 확보하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고요. 범행동기를 밝혀야 될 것이고 특히 농약의 유통경로, 그다음에 구입경위 또 드링크병에 넣어서 그것을 사이다병에 넣었다는 것인데요.

그런 과정에 대한 직접적인 CCTV라든가 할머니가 병을 들고 있는 걸 본 사람이 있다 든가, 그런 것을 좀더 확보를 해야 되겠죠.

[앵커]
살충제 음료수 사건 자세히 알아봤는데요. 노영희 변호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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