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임준태 /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른바 과학 수사로 화성 연쇄살인의 유력 용의자를 33년 만에 밝혀낸 경찰이 또 다른 대표적인 미제 사건, 개구리 소년 사건의 실체 규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오늘 대구 와룡산 현장을 방문해 사건을 원점에서 다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죠.
임준태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부 교수님과 함께 이 내용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임준태]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 이 시간에 과학수사 DNA 분석법에 대해서 많이 짚어봤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미제사건은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저희 보도를 봐도 그렇고 3차 조사까지 진행 중입니다만 계속 혐의를 부인하고 있거든요. 어떤 진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지금 필요한 작업이 있다면 어떤 작업이 있을까요?
[임준태]
일단 범죄자 입장에서는 만약에 이것이 자백하더라도 본인한테 아무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불이익으로 다가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마 진술하지 않을 것 같고요. 또 명백히 부인하더라도 DNA 분석 결과 및 다른 정황 증거까지 확실하게 경찰에서 수집해서 분석 결과를 들이밀면 혹시라도 범죄자가 자기의 어떤 죄를 후회하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자백할 수 있지만 현재의 상태로 특별히 더 추가 증거라든지 또는 본인의 심경 변화가 없다고 한다면 굳이 자기에게 불리한 자백을 할 가능성 상당히 낮아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용의자가 유력한 용의자라는 어떤 전제로 본다면 그런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서 조금 더 압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임준태]
실제로 자백이나 자수라고 하는 것은 범죄자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양형에 참고가 되는 사유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 같은 경우는 이미 이 범죄자는 다른 사건으로 무기징역이 선고됐기 때문에 자백을 해서 추가적인 범행이 입증이 된다면 오히려 본인한테 불리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제가 봤을 때 상당히 자백 가능성이 낮아질 것 같고요.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경찰에서는 지속적으로 다른 혹시라도 범죄에서 발견된 증거가 있다든지 정황 증거라든지 이런 것을 계속 들이민다라고 한다면 적어도 부인 내지는 자백을 안 하더라도 예를 들면 자의 반, 타의 반의 어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그런 태도는 취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추정이 됩니다.
[앵커]
완전히 부정해서 자의 반, 타의 반 이렇게 긍정과 부정을 섞어낸 답변까지는 끌어낼 수도 있겠다, 이런 말씀이시고. 궁금한 게 있는 게 이렇게 꼭 미제사건이 아니라 하더라도 DNA가 일치했는데 범인이 부인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까?
[임준태]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강력사건 같은 경우에 이런 DNA 검사 결과까지 경찰에서 지시했을 경우에는 대부분 범죄자들은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다라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기 때문에 자백을 대부분 하게 되고요. 또 그런 자백했던 정황들이 나중에 재판에 반영이 되면 자기의 범죄 사실을 반성했다라고 하는 차원에서 오히려 양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추후에 자백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이번 사건 같은 경우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점 또 용의자가 무기수라는 점 때문에 일반 DNA 일치하는 사건과는 다르게 봐야 된다 이런 말씀이시고. 만약에 계속 거부를 하게 되면 이 사건은 어떻게 종결되는 겁니까?
[임준태]
일단 밝혀진 5차, 7차, 9차에서 확인된 DNA 일치 그 사건만으로 우리가 충분히 과학적 증거로 볼 수 있고요. 또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혹시라도 용의자가 86년부터 91년 사이에 화성 인근에서 거주하거나 또 생활하면서 이 범죄와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주변인의 어떤 진술이라든지 또는 그 당시에 거주한 기록이라든지 또 범행 현장과 가장 가깝게 있었을 그런 정황들까지 찾아낸다고 한다면 현재 과학적 증거만 가지고라도 충분히 살인 부분에 대해서는 입증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교수님께서 이춘재가 당시 거주하던 곳을 언급했는데 앞서 5차 사건이 발생한 곳과 가깝다, 이렇게 알려지고 있지 않습니까? 용의자 관련해서 한 가지 궁금한 게 지금 드러나고 있는 사실 중에 화성 사건의 마지막 사건이 끝난 시점과 그리고 지금 무기수로 복역 중인 혐의죠. 처제 성폭행 사건 사이에 2년 9개월. 여기에 대해서 의문점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는데 이 부분은 교수님께서 어떤 시간으로 해석하십니까?
[임준태]
일단 1차부터 10차까지는 대부분 화성 태안읍 주변으로 4~5km 이내에서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일치율이 높다고 보고요. 청주로 이사를 해서 사실은 91년부터 94년 사이에 범인 같은 경우 상당한 어떤 혼인 관계가 지속되었던 특별한 기간이 있습니다. 이것은 그 시간에 화성 주변에서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일종의 연쇄살인범 케이스에서 냉각기로 추정될 수 있고요.
또 이 범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혼인관계라든지 여성과의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성적인 그런 경향의 범죄를 적어도 화성에서는 91년에서 94년까지 저지르지 않았을 그런 냉각기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일각에서는 용의자의 가족에 대한 피해 사항이 드러나고 있는데 범죄심리학적으로는 그런 기간을 냉각기라고 표현을 하는군요.
[임준태]
그래서 미국 같은 경우에도 A라는 지역에서 예를 들면 여러 건의 특히 워싱턴 스테이트입니다. 시애틀 외곽에서 수십건의 연쇄 살인범죄를 저지른 번디라는 연쇄살인범이 완전히 1000km 이상 떨어진 플로리다로 이사를 갑니다. 그런 경우 이사를 가서 어떤 특정 지역을 벗어났을 때는 해당 지역에 유사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이런 경우도 충분히 냉각기로 우리가 추정할 수 있는 그런 단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더 추가 질문 드리면 당시에 청주 수사팀이 이춘재를 구속한 뒤에 화성 수사팀이 94년에 거주지를 방문했는데 이때 수사 공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분도 지금 아쉬운 대목으로 꼽히는데 어떻습니까?
[임준태]
사실 좀 시간이 지나서 지금 되돌아보면 상당히 아쉬운 점이 있는데 아마 그 당시에는 청주와 화성이라고 하는 어떤 지리적 공간이 상당히 차이가 났기 때문에 동일성이라든지 유사성을 입증하는 부분에서 경찰관들도 다소 의문을 갖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만약에 그 시절 우리가 미국의 FBI처럼 연쇄살인범죄자 검거 프로그램이, 요즘처럼 프로파일 시스템이 컴퓨터상으로 잘 정리가 됐더라도 분명히 다른 장소에서 벌어졌던 범죄라 하더라도 경찰관들 간에 범죄 유사성을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충분히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앵커]
사실 어제 이 사건 용의자가 특정되면서 바로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이 검색어에 오를 만큼 다른 미제사건들에 대한 관심이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인데 마침 민갑룡 청장이 현장을 방문해서 원점에서 다시 수사하겠다, 이런 얘기도 했거든요. 이 청장의 발표는 어떤 의미가 녹아 있다고 보십니까?
[임준태]
그동안 대구 와룡산 인근에서 실종된 5명의 소년 사건에 대해서 사실 경찰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또 한동안 경찰이나 일반 시민들의 관심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화성 사건이 33년 만에 중요한 단서가 발견됐고. 특히 그동안 과학적 수사기법, 소위 증거분석기법들이 날로 발전했기 때문에 혹여라도 그 당시에 우리가 갖고 있었던 증거물을 통해서 새롭게 분석한다면 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겠냐. 그런 관점에서 보면 경찰청장의 언급은 상당히 진일보한 경찰의 어떤 자세 전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두 사건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점. 이 사건 같은 경우도 2006년 3월이 공소시효 만료 시점이고 다른 점이 있다면 앞으로 수사에서 난관이라고 해야 될까요? 지금 이 화성 사건 같은 경우는 DNA가 일치하는 그런 성과를 냈기 때문에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지만 개구리 사건 같은 경우 어떻습니까? 지금 청장이 말은 할 수 없지만 여러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이런 표현도 쓰긴 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임준태]
실제로 개구리 소년이라고 우리가 통칭 얘기하는데 이 사건 같은 경우 현장 자체에 대한 정확한 분석 자체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1차 사건현장인지 또는 마지막 시신이 발견됐던 장소가 2차 범행장소인지 이 부분에 대한 상당한 논란이 있고요. 그렇다고 본다면 1차 현장이라고 추정될 수 있는 그런 것 가지고 정밀 재수색을 할 필요도 있고. 그다음에 그 당시 수사 과정에서 아쉬웠던 몇 가지 사항들이 좀 있었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주변에 탄환이 2개 정도가 발견됐었어요. 이건 그 당시에 와룡산 인근에 군사격장도 있었던 상황인데 당시 경찰과 군의 수사 과정에서의 협조, 이런 부분이 대단히 미흡했던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본다면 대구의 와룡산에서 실종된 5명의 소년 사건에 대해서는 앞으로 현재까지 가지고 있는 증거물에 대해서 적어도 28년 전보다는 지금 훨씬 더 우리가 업그레이드된 과학적인 분석 기법을 총동원해서 혹시라도 지금 남아 있는 유류품에서 증거물이 발견될 수 있는지 한번 분석할 필요가 있고.
그다음에 처음부터 이 아이들이 그날 오후에 도룡뇽 알을 잡으러 가겠다고 한 그 장소부터 와룡산 일대를 다시 정밀 재수색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 왜냐하면 91년도 당시에 엄청난 많은 경찰력을 동원해서 수색을 했지만 실패를 했습니다. 그래서 2002년에 겨우 11년 만에 발견됐는데 결국 그 당시에 실시했던 수색 자체도 제대로 된 수색이 아니었다고 보기 때문에 지금 만약에 전면적인 재수사를 한다면 그 당시보다 훨씬 더 정밀하게 수색할 필요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앵커]
역시 이 사건도 오래전 사건이기 때문에 시간을 돌려보면 말씀하신 대로 시신은 2002년에 발견이 됐고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2006년입니다. 어쨌든 공소시효 만료 전까지 4년이란 시간이 있었는데 어떤 점이 가장 경찰에서는 아쉬운 대목으로 꼽고 있나요?
[임준태]
아무래도 시간 자체가 시신 발견된 게 11년 후에 발견됐기 때문에 또 증거물에 대한 분석이라든지 당시에 또 경찰 수사에 혼선이 많았습니다. 소위 자연사라는 저체온증이라고 발표하는 바람에 유족들에게 상당한 비난을 받았고요. 결국 또 법의학 부검팀이 경북대에서 실시했는데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타살에 사용되었을 만한 흉기라든지 결정적인 증거물들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사건이다 보니까 주변 사람들의 진술이나 탐문수사 과정에서도 기억이라든지 이런 게 불일치해서 사실 수사에 결정적인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이 발견되지 않았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일단 현장의 모습들은 많이 변했겠지만 범행현장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은 사실일 것 같고요. 어느 곳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관련된 곳들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개구리 소년 사건 같은 경우는 어떤 방식으로, 지금의 수사기법을 어느 정도 활용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어떤 점을?
[임준태]
실제로 지금 그 당시에 채취한 증거물에 대해서 새로운 분석기법을 총동원해야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혹시라도 타살 혐의점이 있다면 그 묶음이라든지 또는 탄환이라든지 두개골. 이런 여러 가지 증언들에 대해서 지금의 과학수사 기법을 동원해서 증거를 분석할 필요가 있고. 혹시라도 필요하다면 1차, 2차 범행 현장이 다를 수 있다는 관점 하에서 아마 91년도 4월달부터 했던 수색을 지금부터 다시 정밀하게 수색하는 것도 만에 하나 어떤 새로운 증거가 발견될 수 있다, 그런 희망을 가질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짧게 한 가지만 더 여쭤보면 앞서 화성 사건 같은 경우도 지금 DNA 일치라는 것도 많은 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간접증거라고 어제 말씀하셨거든요. 그러면 이번 사건 같은 경우도 참고인 조사가 중요해 보이는데 이 사건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범위가 참고인에 해당할까요?
[임준태]
일단 아이들을 목격했다는 사람, 또는 아이들을 공격했다는 것을 입증이 된다면 그런 부분들이 참고인 내지는 범인이 될 수 있는데 문제는 이 사건 역시 직접적인 목격한 소위 직접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이후에 발견되는 타살에 대한 증거라든지 탄환이라든지 매듭이라든지 여러 가지 정황들은 결국 간접증거이긴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형사 재판에서 직접 증거도 중요하지만 간접 증거가 또는 정황 증거가 많이 쌓여서 법관의 심증을 예를 들면 95% 확증을 갖게 된다면 그 정황 증거도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좋은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무튼 청장까지 나서서 의지를 밝힌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준태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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