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크론병은 정말 '몹쓸 병'인가...환자 가족 만나보니

2023.05.20 오전 06:28
크론병 부정적으로 묘사한 드라마…환우들 비판
"장염 오래가는 줄 알았는데"…크론병 진단
환우 모임 통해 공부…약물치료 받으며 증상 완화
’크론병 유전’ 사실 아냐…치료받으면 정상 생활
[앵커]
최근 한 의학 드라마에서 염증성 장 질환 가운데 하나인 크론병을 '몹쓸 유전병'이라는둥 부정적으로 묘사하면서 환자들이 반발했는데요,

환자와 가족들은 이번 논란이 크론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안동준 기자가 환자 가족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염증성 장 질환, '크론병' 환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 요즘 방영 중인 의학 드라마를 놓고 비판성 글이 가득합니다.

드라마가 크론병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해 환자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겁니다.

크론병이 유전병이라는 대사와 함께, 크론병 환자가 삶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제작진은 입장문을 내고 환자들에게 사과했습니다.

그렇다면 크론병은 어떤 병일까?

3년 전 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딸을 데리고 병원을 찾은 A 씨.

딸이 한 달 넘게 복통과 설사로 고생하길래 장염이 오래가는 줄로만 생각했다가 크론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A 씨 / 크론병 환자 어머니 : 내가 뭘 잘못 먹였었지, 내가 어떻게 뭘 잘못한 걸까, 그거를 좀 자책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고요….]

그때부터 A 씨는 인터넷과 환우 모임 등을 통해 정보를 모으면서 크론병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하는 등 제약이 있긴 해도, 지난 3년간 약물치료를 받으며 딸은 증상이 크게 완화됐습니다.

[A 씨 / 크론병 환자 어머니 : 저도 안경을 쓰고 있는데 눈이 나빠서 안경을 끼거나 하잖아요. 이 아이들은 장이나 대장, 소장 그쪽이 조금 아픈 것뿐이지 다른 거는 다 똑같은데….]

크론병이 유전된다는 건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을뿐더러, A 씨 딸처럼 꾸준히 치료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또 희귀질환이긴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환자 수가 증가하는 등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낯선 병은 아닙니다.

A 씨는 드라마로 촉발된 이번 논란이 단순한 논란으로 끝날 게 아니라 크론병을 앓는 이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A 씨 / 크론병 환자 어머니 : 이런 문화가 조금 더 자리 잡으면 이런 병을 가지고 있는 환우들이 조금이라도 몸은 아프지만, 마음은 아프지 않은 그런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YTN 안동준입니다.

촬영기자 : 왕시온
그래픽 : 주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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