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전거 열풍이 불면서 자치단체마다 너도나도 무료로 빌려주는 자전거, 이른바 '양심 자전거' 보급에 나섰습니다.
시민들의 양심에 의지하는 자전거, 과연 잘 운영되고 있을까요?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국 10대 자전거 거점 도시인 강릉시청 자전거 보관소.
공무원이나 주민 개인 자전거만 있을 뿐 무료로 빌려 탈 수 있는 양심 자전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양심 자전거 50대를 배치했지만 대부분 분실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장정숙, 강원도 강릉시]
"대여를 해줬어요. 해줬는데, 이제는 그런 게 없어요. 하나도 없어요."
동마다 20대씩 배분받은 주민센터 사정도 비슷합니다.
양심자전거가 자전거 보관소가 아닌 창고에 방치돼 있습니다.
그나마 보관소에 남아있는 자전거도 녹이 잔뜩 슬고 바퀴 바람은 빠진 지 오래입니다.
강릉시의 경우 2억 원을 투입해 보급한 양심 자전거는 1,600대나 됩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90% 이상이 잃어버리거나 망가져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울산 남구는 양심 자전거 160여 대 가운데 40% 정도가 종적을 감췄고, 울산 북구 역시 200여 대 가운데 절반 가까이 분실하거나 파손됐습니다.
결국, 두 자치단체는 도입 1년 만에 아예 제도 운용을 포기했습니다.
[인터뷰:울산 북구청 관계자]
"연락이 안 되고 분실돼서 전화하면 반납했다고 얘기하니까 반납 증거가 없는데, 그런 식으로 해서 운영하는데 상당히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일부 시민의 양심 불량과 자치단체의 허술한 관리 속에 양심 자전거 제도가 예산만 낭비한 채 헛돌고 있습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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