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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대장 김창수' 조진웅, 직구를 던지다

2017.10.27 오전 08:54
"그 분을 닮길 원했고, 캐릭터가 아닌 인물로 보이길 간절히 염원했다. 돌이켜 보니 많은 걸 배웠다. 이제부터의 잘못된 길은 실수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정말로 잘 살아야겠다."

배우 조진웅은 백범 김구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신작 '독전' 촬영 때문에 영화 '대장 김창수'(연출 이원태) 속 모습과는 다른, 살이 쏙 빠진 날씬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조진웅이지만 김구의 의지를 되새겼던 지난 시간만큼은 그대로인 듯 보였다.

조진웅은 김구의 20대 시절인 김창수를 연기했다. '대장 김창수'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을 보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우치고 대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는 '천하고 평범한 사람' 김창수가 '위대한 독립 운동가' 김구가 되는 과정을 담은 것.

실존 인물, 그것도 위인의 공개되지 않은 시절을 연기한 만큼 부담감은 컸을 터. 조진웅은 "영화를 하고 나면 꼭 막차를 놓친 기분이 든다. 작업을 되돌아 봤을 때 아쉬울 수밖에 없다. 만족은 어려운 단어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기분"이라며 "내 스스로 가져야하는 어떤 강단이나 단호함을 곧추세우는 것이 어려웠지만 그분의 성정을 느낄 수 있었던, 가르침을 준 작업이었다"고 곱씹었다.

"영화가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 모른다. 중요한 건 우리 영화가 10년, 20년 후에라도 학교에서 김구 선생님에 대한 수업을 할 때 영상 자료로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런 자부심은 분명히 있다."



"초고 작업부터 조진웅만 생각했다"는 이원태 감독은 풍채는 물론 도전적이면서도 강인한 눈빛과 표정까지 실제 김창수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조진웅을 캐스팅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캐스팅이 된 조진웅은 부담감을 뒤로 하고 의지와 의식을 다잡으며 정말로 김창수가 그 자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 기존 작품들 속 캐릭터는 본인에 맞게 캐릭터의 수선이 가능했다면 이번에는 달랐다. 무조건 맞춰야만 했다. 그는 "어려울 거 같지만, 참여하는 사람의 의지나 신념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여겼다"며 "실존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더 부딪히려고 했다.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직구를 던진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할 수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해서 하는 거다'라는 대사가 기억난다. 응당해야하는 걸 외면하지 말라는 건데,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도 피하거나 돌아갈 수 있는 일들이 많다. 그런데 '그냥 가!'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 같더라. 예술에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흐지부지 가기보다 당당하게 가보자는 마음을 먹게 됐다."

다부진 체격에 호탕한 성격 때문에 실제로 무리 사이에서도 '대장' 역할을 많이 할 것 같다고 말하니 조진웅은 "리더를 많이 하는 편이긴 하다"면서도 "그렇다고 누굴 잘 챙기는 편은 아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누군가를 토닥이거나 위로하는 건 안 맞는다. 혼을 내거나 화를 내는 스타일이다.(웃음)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랑 일하면 오기가 생기니까 혹독해지나보다. 실제로 나 자신도 선배들에게 기댔던 적은 없다. 내 선배들도 나랑 비슷했다. 요즘은 이런 거에 대한 반성도 많이 하고 있다. 이번에는 신정근 선배에게 어리광을 부렸다. 엄청 무서운데 큰 형처럼 안아줬다. 속이 너무 깊으시다. 선배에게 기대니 좋긴 하더라."



데뷔 21년 만에 악역에 도전한 송승헌에게는 박수를 보냈다. 송승헌은 나라를 버리고 일본의 편에 선 인천 감옥소 소장 강형식 역을 맡아 열연했다. 조진웅은 "영화 '명량'에서 와키자카 역을 연기할 때 상당히 괴로웠다. 보통 악역이 아니지 않은가. 사실 최민식 선배가 이순신을 연기하니까 티도 내지 못했지만, 가슴이 많이 아팠다"면서 "그런 역을 해봐서 그런지 송승헌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선택이 쉽지 않았을 것인데 한 명의 관객으로서 고마웠다"고 이야기했다.

"그 친구가 가지고 있는 성정도 부러웠다. 부드럽고 성숙한 모습이었다. 보기에만 그런게 아니라 실제로 그런 사람이더라. 얼굴을 보면서 이건 반칙이지 않나 싶기도 했다.(웃음) 앞으로 더 친해져야겠다. 하하."

1997년 연극 배우로 시작한 조진웅은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 영화계에 데뷔해 단역, 조연, 주연의 자리까지. 기본부터, 착실하게 내공을 갈고 닦은 배우다. 그런 그는 본인을 "연극배우"라고 표현했다.

"연극을 할 때부터 똑같은 생각이다. 배우가 연기를 하는 매체가 드라마, 영화 등으로 달라졌을 뿐이지 고유한 속성은 똑같다. 물론 주연이라는 자리에 대한 부담과 무게, 책임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같이 하는 동료들이 있고, 연기하는 정체성이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무엇이 크게 변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씨네그루 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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