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스타벅스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재차 사과한 배경에는 이번 사태가 신세계그룹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박종철 열사 유가족, 광주 시민, 국민을 언급하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여러분들의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타벅스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해 물의를 일으킨 지 8일 만입니다.
지난 23∼25일이 연휴 기간이었고 신세계그룹이 지난 19일부터 마케팅 실무진 5명, 담당 임원, 본부장, 대표이사, 유관 부서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내부 감사를 벌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빠른 대국민 사과와 조사 결과 발표로 보입니다.
카페 업계 1위 스타벅스코리아는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계열사입니다.
불매 운동이 장기화할 경우 내부거래 축소와 현금 유동성 악화 등 그룹 차원의 타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에스씨케이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2천380억원, 영업이익은 1천730억원입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신세계푸드로부터 총 2천135억원 규모의 원재료 및 상품을 매입했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총 1천62억1천200만원의 배당을 실시했습니다.
이마트의 지분율(67.5%)을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이마트가 수령한 배당금만 716억원에 달합니다.
스타벅스 불매 운동이 장기화할 경우 그룹 차원의 현금 유동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셈입니다.
이마트는 지난 21일 스타벅스 브랜드 관련 논란을 공시하며 "향후 여론에 따라 소비자 인식, 브랜드 평판,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영업실적 및 향후 사업 운영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 경영권을 본사에 빼앗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스타벅스 글로벌 본사와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던 이마트는 2021년 지분 17.5%를 추가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마트는 스타벅스 본사에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부여했습니다.
이마트 귀책으로 라이선스 계약이 해지되면 스타벅스 본사가 이마트 보유 지분 전량을 35% 할인된 가격에 되사갈 수 있도록 한 장치입니다.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계약상 귀책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해 스타벅스 본사가 당장 콜옵션 조항을 발동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불매 운동이 장기화할 경우 하나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상진 신세계그룹 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콜옵션 행사 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저희 판단이고, 아직 미국 본사에서 저희한테 이 부분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세계그룹이 광주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점도 변수입니다.
이에 더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이 사태를 언급하고, 관가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관련해 광주를 방문해 사과하는 방안, 공정거래위원회 표준 약관에 따라 스타벅스 선불카드 충전액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잔액을 환불받을 수 있는 문제 해결 등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전 부사장은 "향후 적절한 시점에 저희가 내려가는 부분도 고민할 수 있겠다"며 "일단은 진상규명이 우선이나 그룹에서 광주 현장 방문 등에 대해 공개적인 의사 표명을 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탱크데이` 마케팅 담당 실무진 5명 가운데 3명이 스마트폰 포렌식을 거부하는 등 그룹 차원 조사에서 고의성이나 사전 공모 여부를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 결과가 스타벅스 불매 운동의 지속 여부를 가를 최종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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