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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POINT] 성남과 학범슨의 성급한 작별, 위기와 기회의 공존

2016.09.13 오전 05:33
[인터풋볼] 박주성 기자= '학범슨'으로 불리며 K리그 최고의 감독으로 평가받던 김학범(56) 감독이 성적부진의 책임을 안고 자진사퇴했다. 성남FC가 중요한 고비에 섰다.

성남은 12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성남FC의 김학범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다. 후임으로는 성남FC U18팀을 이끌고 있는 구상범 감독이 올 시즌 말까지 감독대행직을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자진 사퇴라는 단어를 썼지만 사실상 경질과 다름없다. 성남은 "올 시즌 목표인 상위스플릿 및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획득을 위해 심사숙고 끝에 김학범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의 결별을 확정했다"며 성적부진의 책임을 김학범 감독에게 건넸다.

성남 이석훈 대표이사 역시 "팀의 목표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즌 중 감독 및 코칭스태프 전원 교체라는 초강수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상위스플릿과 ACL 진출의 희망을 이어가겠다"며 감독 교체의 이유를 설명했다.

갑작스럽고 놀라운 일이다. 김학범이란 축구인은 성남의 상징이었다. 1998년 성남 일화 천마시절부터 함께한 김학범 감독은 코치를 거쳐 지휘봉을 잡으며 성남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2006년엔 K리그 우승과 리그컵 준우승을 이끌며 성남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당시 김학범 감독은 최우수 감독의 선정됐고,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까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08년 당시에도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성남을 떠났다. 그리고 2014년 시민구단으로 전환된 성남에 6년 만에 복귀했고 그해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복귀를 신고했다.

그리고 지금, 8년 전과 같이 성적부진의 책임으로 성남을 떠났다. 물론 현재 상황을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결과다. 시즌 초 전북 현대와 FC서울 2강 체제를 위협하던 성남은 어느새 리그 7위로 하위스플릿으로 향하는 순위에 있다. ACL을 원하는 성남 입장에선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위기가 될 수 있다. 현재 스플릿 라운드 돌입까지 고작 4경기 밖에 남겨두고 있지 않아 급격한 변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또 구상범 감독 대행은 아직까지 프로 감독 경험이 없다. 2014년 이영진, 이상윤 감독 대행이 차례대로 경질된 선례가 있어 감독대행은 여전히 불안요소다.

항상 시민구단임을 강조하며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김학범 감독이 성남과 작별했다. 스플릿을 앞두고 수원FC, 울산현대, 전북현대, 포항 스틸러스를 만나는 성남이 이 4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위기와 기회의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 성남FC, 스플릿까지 남은 4경기와 이번 시즌 상대전적

VS수원FC(탄천종합운동장) 1무 1패

VS울산 현대(울산문수축구경기장) 1승 1패

VS전북 현대(전주월드컵경기장) 1무 1패

VS포항 스틸러스(탄천종합운동장) 1승 1패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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