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딸 암매장 계부 "친어머니가 딸 물고문"

[앵커]
욕조에서 숨진 4살배기 딸은 물고문을 당하는 등 학대를 받았던 정황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재혼한 아내와 함께 숨진 딸의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30대 의붓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내가 딸을 물고문해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정우 기자!

친어머니가 딸에게 가혹 행위를 해 숨지게 했다는 진술이 나왔군요?

[기자]
이 사건을 수사하는 청주청원경찰서는 의붓아버지 38살 안 모 씨로부터 친어머니 36살 한 모 씨가 딸에게 가혹 행위를 해 숨지게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한 씨가 소변을 제대로 못 가리는 딸을 욕조에다 물을 받아놓고 서너 차례 물고문하다가 숨졌다고 남편 안 씨에게 말했다는 겁니다.

친어머니 한 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죽일 의도는 없었는데 미안하다, 욕조에 빠져 숨졌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지난 18일 밤 9시 반쯤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의붓아버지 안 씨는 딸이 숨진 뒤 사흘 동안 시신을 자신의 원룸형 집 베란다에 내버려뒀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딸이 숨진 것을 신고하지 않은 것은 당시 만삭이던 아내가 경찰에 신고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은 아내에게 딸이 있는 것을 몰랐고, 결혼한 뒤 한 씨의 딸을 데려와 기르게 됐다며 아내가 임신하자 의붓딸을 보육원에 보낼 생각을 했다고도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안 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단순한 아동학대 사건이 아닌 살인 사건으로 보고 담당 부서를 여성청소년과에서 강력팀으로 바꿔 수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안 씨는 지난 2011년 12월 청주시 오창읍 자신의 집에서 숨진 딸의 시신을 아내 한 씨와 함께 인근 진천군에 있는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고, 조금 전 2시부터 청주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안 씨는 자신이 의붓딸의 사망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지요?

[기자]
안 씨는 의붓딸이 숨진 당일 오전 8시에 출근했다가 밤 9시에 퇴근했다며 딸 사망 사건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책임이 전적으로 숨진 아내에게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겁니다.

경찰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한 씨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고, 딸이 숨졌을 당시 상황도 정밀하게 재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오후 2시부터 청주지방법원에서 열리고 있는 안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안 씨가 야간에 의붓딸의 시신을 유기한 데다 세월이 흘러 정확한 암매장 장소를 찾지 못하고 어제 날이 어두워 중단했던 안 양의 시신 수색작업은 내일 다시 시작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YTN 이정우[ljwwow@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