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중 양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한 가운데, 중국 측은 시 주석의 우선 방문국으로 한국을 꼽았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각국에 '줄서기'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에게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전략적 균형 찾기에 관측도 나옵니다.
차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의 외교사령탑 양제츠 정치국 위원은 시진핑 주석의 조기 방한에 합의했습니다.
청와대가 "한국은 시 주석이 우선 방문할 나라라고 중국 측이 확인했다"고 밝힌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서 훈 /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어제) : 많은 시간을 모든 주제를 놓고 충분히 폭 넓게 대화를 나눴고,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봅니다.]
[양제츠 /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어제) : 과거에 정의용 실장님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었고요. 저의 새로운 카운터파트인 서훈 실장님하고도 꽤 좋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애초 시 주석의 방문 일정이 먼저 잡힌 나라는 일본이었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 4월 일본부터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중일 관계 악화로 무산됐습니다.
최근 일본은 홍콩보안법 사태나 코로나19 책임론 등 미중 갈등 국면마다 공개적으로 중국을 저격하며 미국 편에 섰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지난 5월) :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전 세계로 퍼진 것은 사실이라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5월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를 개설하는 등 거리를 적극 좁히면서 중국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 관영 매체도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해 양제츠의 방한은 한국의 객관적인 태도를 높게 샀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중국 측은 이번 회담에서 미중 관계 현황과 자국 입장을 전달했는데, 남중국해 등 갈등 현안에서 지지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면서도 G7 확대 참여를 제안하는 등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가운데, 미중 간 외교적 줄타기를 넘어 균형을 찾아야 하는 문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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