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가 신임 자민당 총재는 '자수성가'와 '대기만성'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세습 정치가 흔한 일본에서 시골 농가 출신이 정계 입문 40여 년 만에 권력의 정점에 오르는 드라마를 만들어 냈습니다.
조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힘내자! 힘내자! 힘내자!"
스가 신임 자민당 총재는 이번 선거전에서 맨주먹으로 시작한 자신의 정치 역정을 강조했습니다.
2세, 3세 정치인이 흔한 일본에서 이렇다 할 지역 기반도 조직도 없이 정치에 뛰어들기 때문입니다.
[스가 요시히데 / 지난 8일 총재 후보 정견 발표 : 나 같은 보통 사람이 총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일본의 민주주의 아니겠습니까?]
일본 동북지방 아키타현 시골 농가에서 태어난 스가 총재는 야구와 공수도 등 운동을 즐기는 학생이었습니다.
농사를 물려받기 싫어 상경해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학업을 마친 뒤 26살에 정치에 인생을 걸기로 결심합니다.
10여 년간 의원 비서관 생활을 거친 스가 총재는 요코하마 시의원에 이어 1996년 중의원에 첫 당선됐습니다.
2006년 아베 1기 내각 총무성 장관으로 처음 입각한 뒤 2012년에는 관방장관에 취임해 역대 최장수 기록을 세웠습니다.
[스가 관방장관 / 2018년 4월 1일 : 새로운 연호는 '레이와'입니다.]
정부 인사와 주요 정책을 좌우하는 권력 실세였지만 스가 총재는 스스로 몸을 낮추는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타노이 카즈오 / 요코하마 시의원 : 총리를 노린다거나 그런 말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게 그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들뜬 말은 절대 하지 않는 남자입니다. '나는 넘버2'라고 늘 말했거든요.]
하지만 아베 총리의 갑작스런 퇴진 이후 구원투수로 등장한 스가 신임 총재는 71살 나이에 자신도 예상 못 한 권력의 정점에 오르게 됐습니다.
팬케이크를 좋아하고 술은 전혀 못 한다는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프로필 문구처럼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옛말을 실현했습니다.
YTN 조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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