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미국행 발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오늘 '동서남북도 모르고 돌아치다가는 한치의 앞길도 없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실장이란 자가 비밀리에 미국을 가 구접스럽게 놀아댔다"며 거칠게 비난했습니다.
특히 서 실장이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는 단순히 남북만의 관계라고 할 수 없다", "남북관계는 미국 등 주변국들과 서로 의논하고 협의해서 풀어야 할 문제"라는 발언을 지적하며 "얼빠진 나발"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서 실장의 발언을 "신성한 북남관계를 국제관계의 종속물로 격하시킨 망언"이며 "민족자주를 근본 핵으로 명시한 역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남조선 당국의 공공연한 부정이고 배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남관계는 말 그대로 북과 남 사이에 풀어야 할 우리 민족 내부 문제"이며 "외세에 빌붙거나 다른 나라 그 누구와 논의하고 도움을 받아야 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사실상 총괄해온 서훈 실장을 직접 겨냥해 비난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남측 정부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온 북한이 대외선전 매체가 아닌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서 실장의 미국행을 공개적이고 원색적으로 비난함으로써 북한 문제를 둘러싼 남측의 한미 밀착 움직임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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