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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출새]"버스 덮친 광주 건물, 토사 붕괴로 회전하중 무너진 듯"

2021.06.10 오전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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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출새]"버스 덮친 광주 건물, 토사 붕괴로 회전하중 무너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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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6월 10일 (목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정란 단국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한국콘크리트학회장

- 건물 붕괴, 제자리에서 무너져.. 특이하게 옆으로 넘어져
- 주변에 다른 분 있을 수 있어 잔해 제거해 찾아야
- 철거, 신축보다 구조적으로 복잡한 매커니즘 갖고 있어
- 신축이나 철거 구조 안전 엔지니어, 현장에 배치되어 있지 않아
- 건물 뒤편에 쌓은 토사로 옆으로 밀려 쓰러진 듯
- 건물 붕괴시 소리로 사전 전조 증상 나타나기도 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황보선 앵커(이하 황보선): 앞서 잠시 설명 드렸듯이, 어제 오후 전남 광주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되면서 달리던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상을 입는 대형 참사가 났습니다. 관련 소식을 한국콘크리트학회장을 역임한 정란 단국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 연결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란 교수(이하 정란):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어제 사고 난 장면 동영상 보셨습니까?

◆ 정란: 네, YTN뉴스 영상을 통해서 안타까운 현장을 보았습니다.

◇ 황보선: 무너지는 방향 보시고 어떠셨습니까?

◆ 정란: 이게 보통 건물이 붕괴되더라도 제자리에서 무너진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 사고는 특이하게도 완전 옆으로 넘어져서 큰 피해를 입었죠.

◇ 황보선: 밤새 구조작업을 했는데 매몰자가 더 나오진 않았는데 건물 구조상으로 보셨을 때 추가 매몰자 나올 가능성 있다고 보십니까?

◆ 정란: 그 건물이 5층 규모, 지하 1층이고 그래서 크더라고요. 그게 묻힐 수 있는 범위도 커지기 때문에 버스에 계신 분들만 구조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 주변에 혹시라도 다른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빨리 잔해를 제거해서 찾아내야 될 것입니다.

◇ 황보선: 원인을 당국에서 조사하고 있을 텐데요. 동영상만 보셔가지고는 당장 원인 추정하기는 교수님도 힘드시죠? 어떻습니까?

◆ 정란: 그게 옆으로 무너졌고요. 그리고 굴삭기를 올리기 위해서 건물 뒤쪽에 토사를 쌓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그 흙 무게가 건물을 옆으로 밀게 돼요. 그러니까 주위에 그렇게 쌓아놨으니 건물이 앞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판단이 미흡했던 걸로 보입니다.

◇ 황보선: 언뜻 동영상을 봤을 때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뒤에서 토사를 쌓아놓고 그 위에서 굴삭기가 작업을 하게 되면 도로변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기 때문에 도로 쪽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있는데, 거기에 대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씀이신 거죠?

◆ 정란: 그렇죠.

◇ 황보선: 앞에 어떤 가림막 같은 것만 되어 있더라고요.

◆ 정란: 그건 전혀 힘을 받지 못하는 조치고요. 토사를 그렇게 쌓으려면 토사가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검토를 해서 그거에 대한 대비를 하고 공사를 진행 했어야 되는데 가림막은 그 말 그대로 가림막일 뿐입니다.

◇ 황보선: 네, 가림막은 그냥 공사현장 상황을 가려주고 먼지 같은 거 밖으로 나가는 것 막아주고, 그 정도 하는 거지 않습니까.

◆ 정란: 맞습니다.

◇ 황보선: 그럼 봤을 때, 이것도 철거 작업을 제대로 안전상황을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대로변 쪽으로 무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못 한 거라고 봐야겠네요?

◆ 정란: 네, 그걸 예측했어야 되는데 전문가가 현장에 없어서 사실은 문제가 많습니다.

◇ 황보선: 철거작업 할 때 이런 식으로 전문가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요?

◆ 정란: 그렇습니다. 철거라는 것은 신축보다도 훨씬 더 구조적으로 복잡한 매커니즘을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철거 순서나 그 방법에 따라서 그때그때 적절히 대처를 해가면서 철거를 진행해야 되는데, 현장에 그런 구조 전문가들이 배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현장이. 그래서 그런 것들을 먼저 법적으로 잘 정비를 해서 그런 위험한 현장, 철거 현장이나 신축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현장에서 공사를 할 때는 구조 전문가가 적절히 잘 배치가 되어 가지고 현장 상황에 맞춰서 그때그때 신속히 판단을 해가면서 지시를 해서 이를 해야 되는데, 아마 그런 기술자들은 없고 그냥 일반 작업자들만 공사를 한 거 아닌가 싶어요.

◇ 황보선: 시공사가 현대산업개발입니다. 그리고 철거한 기업은 한솔기업이고요. 이른바 하도급을 준 건데,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인데도 이렇게 부실하게 철거를 했다는 자체가 납득이 안 가는데요.

◆ 정란: 우리나라 구조 엔지니어에 대한 인식, 또는 그 구조 안전에 대한 인식이 아직 성숙하지 못했어요. 선진국들은 그런 건물의 구조 안전에 대해서 굉장히 무겁게 생각하고, 거기에 적절한 기술자들을 배치해가면서 작업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구조 안전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깊지 못합니다. 그래서 신축이나 또는 철거나 그런 구조 안전 엔지니어들이 현장에 배치되어 있지 않죠.

◇ 황보선: 교수님, 아까 말씀하신 건물 뒤편에서 토사를 쌓아놓고 굴삭기가 왔다갔다하면 건물 전체 하중 자체가 도로변 쪽으로 이렇게 밀리기 때문에요.

◆ 정란: 네, 당연하죠.

◇ 황보선: 보통 이걸 수평하중 문제다,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까?

◆ 정란: 네, 그런 경우가 하중이 옆으로 밀면서 그걸 수평하중이라 합니다. 건물이라는 것은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수평, 수직, 그리고 회전에 대해서 모두 균형을 이루어야 되는데, 이 세 가지 힘 중에서 하나라도 균형을 잃게 되면 쓰러지게 되거든요. 그 아주 복잡한 힘의 매커니즘을 잘 이해하는 엔지니어들이 현장에 입회해서 잘 판단해서 그때그때 작업지시를 내려서 안전하게 공사를 해야 되는데, 그런 제도가 아직 미흡합니다.

◇ 황보선: 그럼 정란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아까 설명하신 것처럼 이 수평하중 문제 때문에 건물이 붕괴했다, 이렇게 보면 됩니까?

◆ 정란: 네, 그렇게 보입니다. 일반적인 붕괴현상하고 달리 그대로 무너진 게 아니라 옆으로 쓰러졌다는 것은 무언가가 옆으로 밀었다는 얘기거든요. 그것이 제가 판단하기에는 건물 뒤편에 쌓은 토사밖에 원인이 없습니다.

◇ 황보선: 이른바 회전 하중이라는 얘기 나오는데, 이것보다는 수평 하중이 작용했다는 말씀입니까?

◆ 정란: 수평 하중이 회전 하중을 유발시킵니다.

◇ 황보선: 이거 설명 부탁드립니다.

◆ 정란: 건물이 중심을 잘 잡는다는 것은 하중이 그 건물의 중심에 정확하게 작용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중심과 좀 어긋나서 수평 하중이 작용하게 되면 중심으로 해서 건물이 이렇게 돌아가게 됩니다. 돌아가면서 회전력을 발생시키는 건데요. 그 회전이 건물을 결과적으로 붕괴시킬 수도 있고 그래서 뒤에 쌓은 토사가 건물의 중심에 정확하게 맞지 않았고, 그걸 편심이라고 하는데 편심하중이 작용하게 되면 건물이 회전을 하면서 앞으로 넘어지게 되는 거죠.

◇ 황보선: 특히 가장 허약한 부위 쪽인 도로변, 대로변 쪽으로 넘어졌다, 이렇게 분석하신단 말씀이시죠?

◆ 정란: 네.

◇ 황보선: 이런 것들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전문가들이 현장을 감독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좀 줄일 수 있었을 텐데요.

◆ 정란: 그거야 없죠. 전문가가 그런 토사를 쌓을 때의 하중이라든가, 또는 건물을 어디서부터 철거를 해나갈지, 철거하는 순서에 따라서도 하중이 바뀌거든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시공순서에 따라서 힘을 분석을 해서 거기에 적절히 대처를 해가면서 공사를 했다면 이런 사고는 일어날 수가 없는 일입니다.

◇ 황보선: 말씀하신 것처럼 전문가 입회하에서 이뤄졌다면 이런 사고가 벌어질 가능성은 적었을 테고, 붕괴하기 전에 특이한 소음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이 전조현상이 있었기 때문에 현장 노동자들을 피했다고 합니다. 그럼 이 분들만 피할 게 아니고 얼른 근처를 막고, 이런 조치를 했다면 어땠을까요?

◆ 정란: 당연히 그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겠죠. 건물이 붕괴될 때는 사전 전조증상이 좀 나타나거든요. 그런데 적은 소리도 있을 수 있고 큰 소리도 있을 수 있는데, 삼풍백화점 붕괴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우지끈하면서 큰 소리가 나면 그것은 철근이 부서지는 소리거든요. 아주 큰 소리가 나면 철근이 부서지는 소리기 때문에 그 소리가 난 다음에는 곧바로 건물이 붕괴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 황보선: 그럼 이 분들이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철거를 해왔을 텐데, 이런 조짐이 일어났을 때 자신들만 현장을 피할 게 아니라 다른 교통, 사람들 통행 같은 걸 막았어야 하는데, 이걸 못한 것으로 보이네요.

◆ 정란: 그렇습니다. 인부들이 미리 대피를 했다면 본인들은 그 사고 감지를 했을 거거든요. 다만, 일반적으로 건물이 무너지는 것처럼 이렇게 그대로 주저앉을 줄 알았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일반적이지 않은 붕괴현상, 옆으로 넘어지는, 그런데 그것도 이제 토사가 옆에 쌓여있다는 것에 대한 판단을 못하고 사전조치를 못한 것도 마찬가지로 전문가가 현장에 배치되어 있지 않아서 그렇고,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지했다면 제 생각에는 교통 통제에 바로 들어갔어야 합니다.

◇ 황보선: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란: 고맙습니다.

박준범 PD[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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