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6월 30일 (수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선정수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황보선 앵커(이하 황보선): 먹고 난 과자봉지를 딱지처럼 접어 버리는 분들이 계십니다. 부피를 줄일 수 있는데다가 날아가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법이 폐기물의 부피를 줄여 운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권장하는 보도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과자봉지를 딱지처럼 접어 버리는 게 오히려 재활용을 방해하는 일이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많이 본 기사 1위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과연 그럴까요? 어떻게 버려야 재활용율을 높일 수 있을까요? 더더뉴스에서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선정수 기자(이하 선정수):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다 먹은 과자봉지 딱지처럼 접어 버리면 재활용이 안 된다. 이건 사실입니까?
◆ 선정수: 대체로 사실이라고 봅니다. 서울신문은 지난 24일 <“다 먹은 과자봉지…‘딱지’ 접어 버리지 마세요!“> 라는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이 기사는 과자봉지 등의 비닐 쓰레기는 딱지로 접거나 매듭을 묶어서 버리면 안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 황보선: 비닐봉지는 비닐봉지끼리 모아서 버리면 상관없는 것 아닙니까? 접어서 버리든 펴서 버리든 비닐봉지끼리만 모아서 버리면 될 것 같은데요.
◆ 선정수: 기사는 재활용품 선별장에서는 비닐봉지를 빨아들이거나 바람에 날리는 방식으로 선별하는데 딱지 형태로 접으면 잘 날아가지 않아 선별이 어렵고 결국 일반 폐기물로 버려지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도 이 기사를 보고 좀 궁금한 부분이 생겼습니다. 저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비닐봉지만 따로 버리도록 엄청 큰 투명 비닐봉투로 만든 수거함이 설치돼 있거든요. 따로 비닐봉투만 모아서 버리는데 왜 다시 선별을 해야 하는 건지, 그냥 재활용 공장에 가져다주면 되는 건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죠.
◇ 황보선: 전문가는 뭐라고 합니까?
◆ 선정수: 환경부는 비닐포장재, 1회용비닐봉투 분리배출 방법으로 "내용물을 비우고 물로 헹구는 등 이물질을 제거하여 배출합니다. 흩날리지 않도록 봉투에 담아 배출합니다"라고만 설명합니다. 접으라든지 펼치라든지 설명은 없습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한성우 기획홍보팀장은 "물질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선 접었는지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선별장에서 손으로 골라내는 경우가 많아 부피가 작아지면 놓치는 경우가 있다"며 "자원순환 측면을 생각하면 접지 말고 펼쳐서 배출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닐봉지류 재활용은 녹여서 재생플라스틱 원료로 만드는 '물질 재활용' 공정을 거치는 경우와 원료 물질과 상관없이 열을 가해 작은 막대기 모양으로 성형해 고체 연료를 만드는 공정으로 나뉩니다.
◇ 황보선: 비닐봉지만 따로 모아 버리는데 왜 또 선별장으로 가야하는 것이죠?
◆ 선정수: 이게 답답한 부분인데요. 분리배출이 철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아파트 지역과 주택지역은 분리배출 방식이 다릅니다. 아파트는 단지 내에 분리배출 표시에 따라 원료별로 따로 재활용 쓰레기를 모으는데요. 주택지역은 병, 캔, 플라스틱 등 원재료를 가리지 않고 한꺼번에 수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품목별로 분리배출해도 수거 트럭에서 뒤섞이는 경우도 많고요.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은 "보편적으로 접근하면 비닐봉지를 접지 말고 펼쳐서 배출하는 것이 났다"고 말합니다. "비닐봉지류만 따로 마대 등에 모아서 배출하는 아파트 지역은 접어도 무방하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선별대 위에 무엇이 올라가나 인데요. 아파트 지역에서 비닐봉지만 모아놓은 마대가 선별대 위로 올라가면 내용물을 풀어놓고 비닐류가 아닌 것만 골라낸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엔 접어서 버리든 묶어서 버리든 펼쳐서 버리든 상관없이 심하게 오염된 것만 빼고는 거의 모든 비닐류가 재활용될 수 있죠. 그런데 주택가 지역에서 오는 재활용품은 모든 품목이 섞여 있기 때문에 주로 부피가 큰 물건들을 위주로 선별을 한다고 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접거나 묶어서 버린 비닐류는 선별하기 어렵고 결국에는 일반 폐기물로 버려지게 되는 것이죠.
◇ 황보선: 과자봉지에 기름기나 음식물이 묻어 있지 않도록 잘 씻어서 버려야 한다는데 이건 어떻습니까?
◆ 선정수: 우리나라의 비닐봉지 재활용 방식을 고려하면 그렇게까지 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홍수열 소장은 "우리나라는 수거된 비닐봉지류의 80%를 고형연료로 만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고형연료는 태울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인데 기름기가 조금 묻어 있다고 해서 재활용 할 수 없는 건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다만 떡볶이 등을 포장한 비닐봉지처럼 음식물이 범벅이 돼 있는 수준이라면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게 낫다고 합니다. 과자가루가 조금 묻어 있거나 기름기가 묻어있는 수준이라면 고형연료로 만드는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고형연료의 연소 과정을 방해할 정도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 황보선: 비닐봉지 버릴 때 가장 신경써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 선정수: 홍 소장은 "비닐봉지를 분리 배출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비닐이 아닌 것을 비닐봉투에 넣어서 버리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닭뼈나 족발뼈를 검은 비닐봉투에 담아서 비닐류에 넣거나, 음식물이 묻은 떡볶이 비닐 같은 것을 씻지도 않은 상태로 분리배출 수거함에 버리지 않는 게 중요하는 것이죠.
◇ 황보선: 즉석밥 용기 버리는 것도 한번 이슈가 됐었어요. 분리배출 해봤자 선별장에서는 일반 쓰레기로 버린다면서요?
◆ 선정수: 네, 이건 재질 문제 때문에 그런데요. 분리배출 표시가 있습니다. 굽어진 화살표 세 개로 삼각형 모양이 그려져 있고, 그 안에 플라스틱 재질을 표시하도록 돼 있습니다. 즉석밥 용기는 이 안에 OTHER라고 써 있습니다. 복합재질이라는 뜻입니다. 산소 투과를 막기 위해 서로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을 섞어서 제조하는 데요. 이럴 경우 재생원료로 만들면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에 선별장에선 일반 쓰레기로 버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즉석밥 용기만 따로 모아서 제조사로 가져다주면 어린이 교통안전용 반사판 같은 걸로 재생할 수 있다고 하네요. 저도 취재하고 나서 알게 된 건데요. 즉석밥 사먹는 대신에 전자레인지에 넣을 수 있는 유리그릇을 사서 쓰고 있습니다. 좀 불편해도 쓰레기 줄이고 지구를 살리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생각해 보실 만한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 황보선: 분리배출, 자원을 아끼고 지구를 살리는 중요한 일인데요. 일반 가정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단순하게 바꿔줄 필요가 커 보입니다. 정부 당국의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스톱 선정수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선정수: 고맙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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