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해 말 역대 최대폭의 유류세 인하 조치 이후 내려가던 기름값이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다시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휘발윳값은 조만간 1,800원을 넘어갈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권남기 기자!
최근 휘발윳값 동향부터 보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 조치 이후 내려가던 휘발윳값이 다시 오르고 있죠?
[기자]
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조치 직전인 지난해 11월 11일 리터당 1천810원대까지 올랐다가, 이후 9주 연속 하락해 한때 1천620원대까지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최근 3주 연속 다시 상승하며 1천700원을 향해 오르고 있습니다.
경윳값도 지난해 리터당 1천605원까지 올랐는데, 유류세 인하 조치 이후 1천430원대까지 내려갔다가 어제(6일) 기준으로 다시 1천500원을 돌파했습니다.
경유 가격이 1천500원을 넘은 건 67일 만입니다.
[앵커]
정부가 지난해 역대 최대폭의 유류세 인하 조치를 했는데도 국제유가 상승에 약발이 다하는 모습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물가를 잡겠다며 유류세를 역대 최대폭인 20% 내렸습니다
최대 인하 효과는 휘발유가 리터당 164원, 경유 116원, LPG부탄은 40원이었는데요.
정부는 이 같은 인하분이 실제 가격에 거의 반영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훈 / 기획재정부 차관보 (지난해 12월) : 저희가 산업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최근에 전부 다 반영이 됐습니다. 그래서 평균적으로 유류세 인하한 그 부분이 전부 다 휘발유 가격에 반영됐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하지만 정부가 세금을 깎아주며 기름값을 눌러도 국제유가 상승 영향에 다시 오르는 모습입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속에 국제유가는 지난 2014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찍으며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겼습니다.
[이달석 / 에너지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 :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을 비롯한 지정학적 불안 요인들이 원유의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지정학적 불안이 당분간 해소되지 않는다면 유가는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국제유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은데, 국내 기름값, 어디까지 오를까요?
[기자]
국제유가는 보통 2~3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데요.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세가 반영되면 휘발유는 리터당 1천800원을 넘어설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여기에 최근 1,200원을 오르내리는 환율도 국내 기름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원유는 달러를 주고 사 오는데 원화가 약세라 부담이 더 커지는 것으로, 체감 유가는 사실상 100달러대에 진입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기름값 부담이 더욱 커지겠는데요.
정부가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죠?
[기자]
네, 기름값 동향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4월 말로 끝날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억원 / 기획재정부 1차관 (지난 4일) :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원자재 가격·수급 불안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국제유가 가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그 동향에 따라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연장을 검토하겠습니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분은 앞서 정부에서 밝혔듯,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습니다.
인하 조치를 연장해도 소비자는 값이 내려갔다고 느낄 수 없는 상황이고, 알뜰주유소 지원과 같은 관련 대책도 이미 시행 중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나라 밖 사정은 통제할 수 없고,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인 유류세 인하는 이미 역대 최대폭으로 된 상태라, 정부 입장에선 사실상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러다 보니 물가 걱정이 절로 나오는데요.
기름값이 오르며 이번 달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식물가가 13년 만에 가장 많이 뛰는 등 수요도 회복하며 국내외 요인들이 한꺼번에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권남기 (kwonnk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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