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국내 꿀벌이 갑작스럽게 줄어들면서 양봉업계는 물론이고 생태계 전체가 위기 국면에 놓였습니다.
국내 연구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질병이나 기후변화에 강한 벌 등 유전자 개량 벌을 잇따라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집계된 국내 꿀벌 수는 216만 통입니다.
지난해 꿀벌 수가 270만 통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 년 만에 5마리 가운데 1마리꼴로 사라진 겁니다
꿀벌이 사라지면 꿀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꽃가루를 퍼트릴 곤충이 감소해 농작물도 큰 타격을 받습니다.
벼와 채소 등 농작물의 30%, 딸기나 멜론처럼 온실 등 시설에서 생산되는 작물의 70%가 꿀벌의 수분 매개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꿀벌 실종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병충해 확산을 꼽았습니다.
지난 2년간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면서 꽃이 빨리 피고 개화 기간이 짧아져 꿀벌은 꿀을 채취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한 벌들의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병충해에 취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경용 /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원 : 기후변화로 인해 꿀벌에 대한 여러 해충, 꿀벌응애와 같은 해충이 발생했고, 해충을 잡기 위해 살충제를 과다사용한 부분도 (꿀벌 감소에 영향을 줬습니다.)]
국내 과학자들은 꿀벌 유전자를 개량해 치명적인 질병을 견뎌낼 벌을 개발했습니다.
먼저 꿀벌 유충에 기생해 영양분을 뺏고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치명적인 진드기, 꿀벌응애에 강한 '장원벌'입니다.
겉모습은 일반 벌과 비슷하지만 바이러스 저항 단백질을 많이 생성해내도록 유전자를 개량했습니다.
그 결과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질병이 생기지 않았고, 꿀 수집능력도 1.3배 향상됐습니다.
토종벌 개체 수를 늘릴 기술도 개발됐습니다.
토종벌은 선천적으로 꿀벌응애에 감염되지 않지만 10여 년 전 낭충봉아부패병 유행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연구팀은 낭충봉아부패병에 대한 완전한 저항성을 가진 '한라벌'을 개발했습니다.
[최용수 / 국립농업과학원 꿀벌육종환경연구실장 : (토종벌이) 생존해 있던 지역의 벌을 수집하고, 수집 벌들의 (질병) 저항성을 테스트하고 수십 세대를 거쳐 저항성이 완벽한 품종으로 선발된 품종입니다.]
연구팀은 앞으로는 온도 변화에도 잘 견딜 수 있는 기후 변화 대응 벌 품종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입니다.
YTN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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