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대표'라고 표현한 휴대전화 메시지가 포착됐습니다.
이 대표를 둘러싼 당 내홍에 거리를 뒀던 윤 대통령이 불편한 심경을 직설적으로 드러낸 것인데, 파장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엄윤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정부 질문 두 번째 날, 본회의장에 출석한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휴대전화에 찍힌 메시지 일부입니다.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힌 상대방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다고 언급합니다.
권성동 직무대행은 여기에 "대통령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합니다.
국회 사진 기자단이 권 직무대행과 윤 대통령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촬영한 겁니다.
대통령실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가운데 권 직무대행은 사진 공개 두 시간 반 만에 공식 사과문을 냈습니다.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돼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또 대통령이 원 구성에 매진해 온 자신을 위로하면서 일부에서 회자하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국을 돌며 당원들과 만나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말을 아꼈지만 측근들은 대통령의 인식이 당황스럽다면서, 불쾌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용태 / 국민의힘 최고위원 : 이준석 대표가 무슨 내부 총질을 했습니까. 대선 경선 기간에 수만 킬로미터 뛰면서 정권 교체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대통령께서 내부총질이라고 인식하셨다는 것에서 당황스럽고요.]
야당인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직무대행을 향해 집중 포화를 퍼부었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갈등을 키우는 그 중심에 대통령이 있다는 것이 고스란히 확인됐고, 바쁜 공무 시간에 TV 방송 보면서 자기 당 의원들이 잘하고 있는지, 못 하고 있는지 보는 것 또한 줄서기를 강요하는듯한….]
윤석열 대통령은 당 내홍과 관련해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일관되게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으로 표현한 문자가 공개되며, 윤리위의 징계 처분에 '윤심'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논란과 함께 여권 전체에 강력한 후폭풍이 불가피해졌습니다.
YTN 엄윤주입니다.
YTN 엄윤주 (eomyj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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