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한 고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태원에 함께 갔던 친구 2명을 현장에서 떠나보냈는데 참사 트라우마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늘리고 비방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숙박업소.
지난 12일 밤, 17살 이 모 군이 이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하루 만입니다.
이 군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던 생존자입니다.
참사 당일 이 군은 친구 2명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참사로 친구들을 잃었고 홀로 살아남았습니다.
이 군 자신도 참사 현장에서 크게 다쳐 입원 치료를 받다가 얼마 전에야 겨우 퇴원했습니다.
이후 일상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었지만, 17살의 어린 나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고통이었습니다.
이 군은 학교 차원의 상담과 함께 일주일에 2번 병원 심리 치료를 받아왔지만,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심리치료는 받지 않은 거로 파악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이 군이 심리지원 명단에 포함됐지만 개인적으로 치료를 받던 중이었기 때문에 이 군 측의 의견을 존중해 정부 차원의 지원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선 치료 행위 자체가 부담일 수 있으므로 당사자가 거절하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손 내밀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걸 계속 알리는 게 중요합니다.
[임명호 /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 : 참사를 당한 분들의 가족이나 생존자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떤 취약성으로 작용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치료에 참여하시지 않아요.]
또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건 희생자와 피해자를 절대 비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외부의 자극이 들어오면 트라우마는 악화하고 그만큼 일상 회복의 기회는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참사 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과 별개로 희생자와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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