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를 중단하지 않고 행사를 계속하기로는 했지만 대규모 국제 행사에 대한 준비가 터무니없이 부실했다는 문제는 두고두고 지적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와 집행을 맡은 전라북도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새만금이 폴란드 그단스크를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잼버리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지난 2017년 8월.
[송하진 / 당시 전라북도지사 (2017.8) : 이제 새만금은 전라북도의 새만금이 아니라 세계의 새만금이 됐습니다.]
이듬해 새만금 잼버리 지원특별법까지 만들며 6년간의 준비를 했지만 문을 열고 나니 문제투성이였습니다.
가장 더운 기간에 열리는 행사 당일까지 마련된 폭염 대책은 덩굴 터널과 수도뿐이었고
제공되는 냉수와 얼음도 턱없이 부족해 폭염 속 온열질환자가 속출했습니다.
학생들의 방학에 맞춘 일정 조정이 어려웠다면 그만큼 준비가 철저했어야 했지만
천억 원의 예산은 어디 갔는지 기반 시설조차 부실했습니다.
당초 농업용지로 조성된 잼버리 부지가 물 빠짐이 안 좋다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대책은 없었습니다.
집행을 맡은 전라북도의 준비가 부족했다면 정부 내 불분명한 콘트롤타워도 문제였습니다.
여성가족부와 행안부, 문체부 3부처의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 5명 가운데 3자리를 차지하면서 책임지지 않고, 미루기 좋은 구조가 된 겁니다.
다만 여가부가 2020년 조직위 출범 때부터 참여해 온 만큼 직접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민간행사라며 이웃 잔치 보듯 하던 정부도 뒤늦게 총력대응에 나섰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4일) : 지금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마지막 한 사람의 참가자가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안전관리와 원활한 대회 운영을 책임 지겠습니다.]
국가 이미지를 좌우하는 큰 행사인 데다가, 천억 원의 예산까지 들인 마당에 정부가 진작부터 총대를 메고 나섰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부산 엑스포 유치에까지 불똥이 튀지 않게 하려면, 정부가 뒤늦게라도 무사히 행사를 마칠 수 있다는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YTN 기정훈입니다.
YTN 기정훈 (prodi@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