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교통사고 피해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K리그1 골키퍼 유연수(25)의 은퇴식이 열렸다.
11일,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 골키퍼 유연수가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FC서울의 파이널B 36라운드 경기 하프타임에 은퇴식을 갖고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휠체어를 타고 부모님과 함께 등장한 유연수는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면서 팬들을 향해 인사했다. 제주 팬과 서울 원정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응원을 보냈고, 유연수와 부모님은 결국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2020년 제주에 입단한 유연수는 2년 동안 총 9경기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10월 서귀포에서 팀 동료들과 차로 이동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크게 다쳤다.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고도 재활에 전념하며 선수로서 희망을 놓지 않았으나 걸을 수 없게 되면서 선수 생활을 그만두게 됐다.
유연수는 12일 자신의 SNS에 "은퇴라는 단어가 멀게만 느껴졌는데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은퇴를 하게 됐다"며 "16년 동안 축구를 하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는데 축구를 시작하고 제주 유나이티드라는 팀에 들어와서 잊지 못할 좋은 추억만 가지고 가서 행복하다"고 글을 남겼다.
이어 "유연수 선수를 기억해 달라는 저의 바람처럼, 많은 분들이 저를 기억해 주시고 저의 마지막을 함께해 주셔서 덕분에 기억에 남는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며 "저를 위해서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 목소리 잊지 않겠다. 그래도 K리그 팬들 덕분에 웃으면서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비록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하지만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만은 제주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구단을 통해 "농구 탁구 펜싱 등 장애인 스포츠 종목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YTN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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