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는 세계관의 확장을 염두하고 기획한 작품이에요. 완벽하다고 할 순 없지만 시즌2의 큰 흐름은 이미 존재하죠. 예전의 저는 제가 모두의 사랑을 받는 대중적인 작품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이제는 마이너한 장르라도 글로벌을 무대로 하는 작품을 선보여, '전 세계의 마이너'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천만 영화 '부산행'부터 넷플릭스 '지옥'과 '선산'까지. 언제나 독창적인 스토리와 세계관으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연상호 감독이 새로운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그레이'로 전 세계 관객을 찾아왔다.
일본의 동명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하는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 생물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연상호 감독은 원작의 무대를 한국으로 옮겨 확장된 세계관을 구현했다.
특히 작품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TV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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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더 그레이' 포스터 ⓒ넷플릭스
9일 YTN은 서울시 종로구에서 연상호 감독과 만나 '기생수: 더 그레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평소 원작 만화의 오랜 팬이었다는 연 감독은 늘 자신만의 세계관으로 '기생수'를 연출하는 상상을 하곤 했다고. 일종의 '팬픽'을 만드는 느낌으로 이번 작품을 제작했다는 그는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 사건이 한국에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연출 계기를 전했다.
원작 만화의 출판사인 고단샤와 원작 작가 이와아키 히토시 역시 특별한 요청이나 수정 제안 없이 연 감독의 창작 방향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줬다고. 이들의 반응을 두고 사뭇 '놀라웠다'라고 표현한 그는 작가님의 열린 사고 방식으로 현재의 '기생수: 더 그레이'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생수: 더 그레이'의 초반 흥행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이날 연상호 감독은 작품의 인기에 대해 '사고'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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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더 그레이'의 연상호 감독 ⓒ넷플릭스
자신을 대중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연 감독은 "제가 대중 영화를 만들고 있는 것 자체가 '기묘하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대중과의 접점을 찾는 작업 과정 자체가 투쟁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평소 제가 좋아하는 B급 장르의 키치(Kitsch, 질 낮은 예술)한 문화가 이토록 관심과 주목받는 것 자체가 일종의 '사고' 같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가 더 많이 반복됐으면 좋겠고, 전 세계 모든 마이너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과제"라며 향후 작업 방향성에 대한 자기 생각도 함께 전했다.
자신이 연출한 작품들을 통칭해 대중 사이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라 불리는 것에 '대단한 영광'이라고 표현하며 나름의 자부심을 느낀다는 연상호 감독. 인터뷰 말미 그는 올해 하반기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를 비롯해 내년 상반기 영화 '계시록' 등 앞으로도 새로운 작품으로 대중과 호흡하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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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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