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청장의 이상한 출장...국제회의 대신 관광지 가서 인증샷까지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실 제공.

김종욱 해양경찰청장이 국제회의 참석을 위한 해외 출장 중에 회의에 불참하고 관광지를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해양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은 김 청장이 지난해 9월 18일부터 23일까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제23차 북태평양해양치안기관장회의(NPCGF) 출장 도중 총회와 폐막식에 불참하고, 회의장에서 1,000㎞가량 떨어진 캐나다 밴프국립공원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밴프국립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문 의원은 "총회와 폐막식에 참석하는 것보다 관광이 더 화급한 일이었느냐"며 "그 과정에 부하들을 수행시켜서 통역까지 맡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청장은 "제가 방문단 대표 단장으로 캐나다·미국 양자 회의를 마치고 총회에는 (저 대신) 부단장이 갔다"며 "남은 시간과 공식 문화 탐방 기간을 이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빅토리아섬에 근무하고 있는 총경급 파견 근무자를 격려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국립공원에 갔다"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또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해양경찰 해양안보 협력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김 청장이 규정에 없는 여름 제복을 입었으며, 이후 뒤늦게 관련 규정이 마련된 사실도 지적했다. 앞서 해경은 김 청장의 싱가포르 회의 참석 이후인 지난 3월 21일 '하정복 근거 마련을 위한 법령 개정 계획'을 보고한 뒤 6월 특수직무경찰관 복제규칙 개정을 완료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40도가 넘는 더위에서 기존 제복으로 2시간 야외 행사가 어렵다고 판단해 임시로 시제복을 급하게 만들었다"며 "해경은 2008년도에도 비슷한 복장을 착용하다가 국민안전처에서 규칙이 폐지돼 활성화 차원에서 입었다"고 해명했다.

또 지난 8월 베트남에서 열린 경비함정 양여 행사에 김 청장이 배우자를 동반한 사실에 대한 지적도 나오는 등 국감에서 해경의 근무 기강이 전반적으로 해이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